모호한 규정 때문에…연착돼도 승객만 손해

【 앵커멘트 】
오랜만에 여행길에 나섰는데 비행기가 늦게 출발하는 경우 한번쯤 겪어보셨을텐데요.
승객들 피해가 발생하는 게 뻔한데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 방금 전 공항에 도착한 한 고등학교 학생들입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야 할 여행이 달갑지 않은 일로 출발부터 삐그덕 거렸습니다.

여행 당일 오전 11시 반에 출발할 비행기가 3시간 가까이 늦어진 겁니다.

▶ 인터뷰 : 문경언 / 상계고등학교 교사
- "(비행기가) 문제가 있다, 연착한다, 못 뜰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먼저…. 도착하자마자 점심식사하고 렌터카하고 일정들이 전체적으로 흐트러지게 됐습니다."

비행기가 지연된 이유는 기체의 결함 때문.

학교 측은 단체여행인 만큼, 피해가 크다고 보상을 요구했지만 항공사로부터 예기치 못한 정비로 안전을 위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항공사 관계자
- "기본적으로 정비 결함 같은 경우는 항공법상으로도 어느 정도 면책이 가능하고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운임의 20%를 배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견하지 못한 정비 문제로 지연됐다면 면책사유에 해당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말 예견할 수 없었던 정 비 결함이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남근아 / 한국소비자연맹 실장
- "항공사가 관리·정비를 소홀히 하고서도 (지연이) 불가피했다고 핑계를 대는 건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항공 정보에 소외된 승객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란 지적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