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업용(B2B) 시장 공략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다. 바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강자 SAP다. 양사가 전방위에 걸친 협력을 체결함에 따라 애플-IBM 연합과 B2B 시장에서 제대로 맞붙을 심산이다.
◆모바일 특화된 기업용 솔루션 공동 개발
이번 협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SAP 테크애드&&디코드' 행사에서 전격 발표됐다.
양사의 협력은 크게 두가지다. SAP 비즈니스 솔루션의 삼성 기기 최적화와 유통, 석유화학,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모바일과 SAP 기업용 솔루션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먼저 SAP가 강점을 지닌 고객관계관리(CRM), 인적자원관리(HCM),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삼성전자 전용 모바일 솔루션이 개발된다. 이를 통해 기업내 IT 인프라에 모바일을 결합함으로써 양사가 공동으로 B2B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각 산업별 특화 서비스도 함께 한다. 유통에서는 SAP 솔루션을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해 매장에서 바로 SAP 솔루션에 접속해 고객 정보, 재고 확인, 제품 검색 등을 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의 B2B 전용 태블릿인 '갤럭시 탭 액티브'에 SAP의 모바일 기업 자산관리(EAM)와 필드 서비스 앱을 탑재해 현장에서 주요 업무를 처리하게 할 방침이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진행된다. SAP가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HANA 클라우드 플랫폼'이 활용된다. 갤럭시 노트 4, 갤럭시 탭 등에서 HANA에 접속해 환자의 건강 정보를 진료 중 바로 확인하게 된다. 양사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시범 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모바일 뱅킹 솔루션과 스마트 뱅킹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AP는 '공동 혁신 센터'를 구성해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애플-IBM 협력과 맞설 '비장의 한수'
이번 협력은 여러 측면에서 지난 7월 애플과 IBM의 제휴를 떠올리게 한다. 기업용 솔루션 공동 개발과 산업 맞춤형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IBM은 제휴를 통해 애플 iOS에 특화된 기업용 앱을 따로 만들고 IBM의 모바일 플랫폼인 '모바일퍼스트'를 최적화하기로 했다.
유통, 헬스케어, 금융, 여행, 운송, 통신, 보험 등 각 산업별 특화 앱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밖에 IBM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의 iOS 적용, 기업용 애플케어 공동 제공 등도 진행된다.
양사 제휴에 대한 평은 호의적이다. IBM은 모바일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비평을 잠재웠으며 애플은 그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B2B 시장에 대한 진입로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각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도입, 활용하고 있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한 체계적인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삼성전자와 SAP의 이번 협력도 애플과 IBM의 협력만큼이나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특히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이 한발 앞서 진행한 B2B 시장 공략을 저지할 비장의 무기인 셈이다. B2B 시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부진을 타개할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SAP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최강자라는 점에서 최적의 파트너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이번 제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일정부분 간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하소 플래트너 SAP 회장과 만나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