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연 아미노산 생산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에이즈, 간질, 항암제 등 다양한 의약품의 핵심원료로 사용되는 '비천연 아미노산'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종식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효소를 이용해 비천연 아미노산을 간편하고 값싸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구성요성인 아미노산은 생산방법에 따라 식품이나 동물사료에 쓰이는 저가의 천연 아미노산과 의약품이나 건강식품 등 인체에 활용되는 고가의 비천연 아미노산으로 구분된다. 대장균을 이용해 생산하는 천연 아미노산은 대량생산 기술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국내기업들이 있는 반면, 정밀화학 공정을 필요로 하는 비천연 아미노산은 의약품의 핵심원료로 쓰이지만 국내 생산기술이 없어 독일과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연구진은 저가의 효소를 촉매로 사용해 아미노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 교수는 "기존에 해외 기업이 보유한 기술은 유독한 부산물이 생성되고 순도가 낮은 단점이 있었다”며 "저가 효소를 촉매로 사용해 높은 아미노산 순도(99%)를 만들어냈으며 유독물질 발생은 거의 없는 친환경 공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항암제와 간질 치료제, 장질환 치료제 등 각종 의약품의 원료로 쓰이는 다양한 아미노산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통해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고가의 비천연 아미노산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효소를 대량생산하고 아미노산 생산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술 개발에 3년 정도 추가로 걸릴 것”이라며 "상용화가 되면 연간 3조원 규모로 10%씩 성장하고 있는 비천연 아미노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합성과 촉매' 24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