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PB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매경DB] |
PB(Private Brand·자체 상표)란 대형 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유통업자가 위탁 생산을 통해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 자체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국내에는 1997년 처음 도입됐고, 최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는 물론 GS샵·CJ오쇼핑 등 홈쇼핑업계,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도 PB사업을 확대하면서 성장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PB제품군이 더 성장하기 위해선 ‘신뢰’ 구축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최근 정보분석기업 닐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신뢰하는 유통업체의 PB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성향을 보였다.(해당 조사는 전세계 60개국 3만명 이상의 온라인 패널들을 대상으로 2014년 상반기 중 진행)
특히 PB제품의 품질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인식은 편차가 심했다. 절반에 가까운 49%의 응답자가 PB제품이 제조사 브랜드를 대체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대부분의 PB제품이 제조사 브랜드 제품만큼 질이 좋다는 데에는 단 29%의 응답자만이 동의했다.
↑ [출처 닐슨코리아] |
때문에 국내 PB제품시장이 성장하려면 제품 질에 대한 신뢰 구축이 좀 더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42%의 한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신뢰하는 유통업체의 PB제품만 구매한다고 대답해, 제품의 질 자체보다는 유통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PB 제품의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군의 제조사 브랜드 제품과 PB제품을 비교해 볼 뿐만 아니라 타 유통업체별 PB제품과도 가격을 비교하는 등 꼼꼼한 소비성향을 드러냈다. 절반이 넘는 한국 소비자(52%)가 자신이 자주 다니는 매장의 PB제품과 다른 유통업체의 PB제품 가격을 비교해 본다고 응답했고, PB제품과 제조사 브랜드 제품이 가까이 진열되어 있어 쉽게 가격을 비교하기를 원하고 있었다(59%).
한국 소비자의 PB제품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24%)는 제조사 브랜드 충성도(31%)보다는 낮게 나타났지만, PB제품의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어지면 더 많이 구매할 의향(44%)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41%의 응답자가 제조사 브랜드 제품 대비 PB제품의 포장이 다소 저렴해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어, 향후 PB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을 개선시키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닐슨코리아 신은희 대표이사는 “한국 소비자들의 PB 제품 신뢰도는 유럽, 북미 등 선진 시장 소비자들에 비해 다소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유통사들이 PB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더욱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을 갖추는 것을 넘어서서 선진화된 PB 시장을 갖춘 유럽의 경우처럼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발굴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PB제품의 시장 지형은 경제 수준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유럽이나 북미, 태평양(호주, 뉴질랜드) 대륙과 같은 비교적 선진 시장에서는 PB제품의 비중이 평균 1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중동 지역의 PB제품 비중은 10% 미만, 중국, 인도, 브라질과 같이 규모나 비중이 큰 시장에서는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B제품이 크게 발달한 유럽 지역에서는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 수준의 투자와 브랜드 관리를 통해 강력한 PB 제품의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있으며, 스웨덴과 스페인, 영국 등 에서는 PB 제품의 비중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과반수가 넘는(59%) 아시아지역 소비자들은 PB제품보다는 제조사 브랜드의 제품이 좀 더 비싼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들(48%)이 새로운 브랜드 구매를 시도하는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아시아 지역의 PB제품 시장은 성장 속도가 더디다”며 “아시아 소비자들은 다양한 PB 제품을 경험해보기보다는 제조사 브랜드 제품만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