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중국酒 돌풍…전통주도 日사케 따돌려

국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중국 술 돌풍이 거세다. 칭따오 등 맥주뿐 아니라 이과두주를 비롯한 전통주까지 기존 미국·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인기를 얻고 있다.
8일 롯데마트가 올해 하반기(7월 1일~12월 4일) 미국과 중국산 수입맥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중국 대표 맥주 칭따오가 미국 브랜드 버드와이저를 처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칭따오 매출은 미국·중국산 맥주 전체 매출의 22.9%를 차지해 버드와이저(49.3%)와 밀러(27.8%)에 뒤졌지만 올 상반기 밀러를 제치고 1위 버드와이저(35.4%)와 불과 1%포인트 차이로 근접한 2위에 올라섰다.
급기야 올 하반기 칭따오 매출은 43.8% 매출 점유율을 나타내 버드와이저(28.6%)와 밀러(21.5%)를 크게 앞섰다. 사상 처음으로 국내 대형마트에서 중국 맥주가 'G2 맥주시장' 최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이로써 칭따오는 올해 전체 누계매출에서도 점유율 39%로 버드와이저(32.1%)와 밀러(22.9%)를 따돌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맥주 열풍이 일고 있다”며 "전통 수입맥주인 버드와이저와 밀러 인기는 주춤한 반면 국내 시장에 비교적 뒤늦게 선보인 칭따오는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중국인 관광객과 근로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한국 내 중국 문화 유입이 늘어난 것도 중국 주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칭따오의 경우 양꼬치 안주와 함께 마시는 것으로 잘 알려진 맥주다. 이 때문에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이나 광진구 자양동 등에서만 주로 볼 수 있던 중국식 양꼬치 전문점이 이젠 종로나 강남 등 서울 대표 번화가에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중국발 맥주 인기는 전통주로도 이어진다. 올해 하반기 롯데마트에서 고량주, 이과두주 등 중국 전통주 매출은 중국·일본산 전통주 가운데 53.9%를 차지해 처음으로 일본 대표 전통주인 사케(46.1%)를 앞질렀다. 지난해 중국 전통주와 일본 전통주 매출 비중은 4대6 정도였지만 1년새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상품 기획자는 "중국 술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강해 소비자들에게 점점 더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며 "칭따오 하나에 불과했던 중국 맥주 종류도 올해 처음 하얼빈 맥주 진열로 다양화되는 등 앞으로 중국 술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칭따오 맥주 외에 하얼빈 맥주 진열을 현재 전국 76개점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