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서울 강동구·성북구 등 전국 20개 기초자치단체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강제로 쉬게 하는 규제가 시행된 지난 2012년 4월 모습. 사진 이충우기자] |
장기간 경기 침체로 골목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대형마트 개점을 추진하면서 지역상인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10월 체감경기 지수는 64.2로, 전월과 비교해 15.6p 하락했고, 소매업의 경우 하락폭(42.9p)은 더욱 컸다.
이에 지자체 곳곳에서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매출감소로 존폐위기에 놓였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구리 전통시장 상인회는 지난달 26일 L아울렛 입점 반대 집회를 열어 의류·잡화 매장의 매출이 곤두박질쳤다고 토로했다. 구리시장 주변 1㎞는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아울렛과의 거리는 불과 1.1㎞에 불과하다.
경북 포항 북구 L아울렛·대형마트 입점에 대해 지역 상인연합회(15개 상인회)도 상권 몰락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아울렛과 마트는 올해 포항시로부터 입점 반려 처분을 받고, L쇼핑은 소송에서 패소했는데도 항소상태에서 자금력을 앞세워 상인들의 동의를 구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H마트는 개시를 일시정지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한 채 지난달 13일 개점을 강행해 중소상인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H마트는 “점포 개점 연기로 세종시 주민들의 불편 민원이 계속돼 어쩔 수 없이 개점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반면 제천시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 8일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규모 및 준대규모 점포(SSM) 추가 입점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 제천시는 SSM 개설은 문의 단계부터 절대 불허 방침을 고수해 지역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보호를 우선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 ‘전전긍긍’
반면 이런 와중에 일부 대기업들은 지역 내 골목의 상권 잠식 논란 타파와 회사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경영을 선보이는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S백화점은 전통시장과 협약을 맺고 시장 내 ‘점포 개선’ 사업, 백화점 내 ‘시장 유명 먹거리전’, 청년창업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L백화점의 경우는 시장 내 영세 점포의 실내공사를 지원하는 `러브스토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전국 각 지자체들 역시 침체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의 관광코스화 및 야시장 조성, 해외관광객 유치 등 특성화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은 경쟁력을 갖춘 전통시장(서대문구 영천시장, 성북구 정릉시장, 도봉구 신창시장 등)을 집중 지원해 오는 2016년까지 도심의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거점시장에는 전통시장 매니저가 투입되고, 간편한 결제시스템 도입과 판매대 개선은 물론, 장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브랜드화한다. 또 참신한 판매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상인은 적극 지원한다.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부산 진구(부전 홍삼·인삼시장, 골드테마거리), 사상구(르네시떼) 등 3곳에 외국인 관광객 대상 면세제도를 2015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또 강원 춘천 중앙시장은 2015년~2016년까지 야시장·저잣거리 등 관광형 전통시장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전북 전주 남부시장은 지난 10월부터 야시장을 매주 금~토요일 이틀간 개장해 도보로 10분 거
한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중소상인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며 “그 결과가 어떻게 도출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상생의 바탕위에 조금씩 서로의 입장을 수용해 공동의 이익을 찾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