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으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메모리 소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장식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게나 새우와 같은 갑각류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기반으로 생체친화형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반도체를 활용한 '플래시메모리'로 만든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집접도(한 개의 칩 당 들어가는 소자의 수)'에 한계가 와서 더 이상 고용량의 플래시메모리를 만들기 어렵다. 최근에는 구조가 간단하고 집적도를 높이는데 유리한 '저항변화 메모리(전압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특성을 활용한 메모리)'가 차세대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진은 키토산을 '저항변화물질'로 사용해 소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키토산 기반 소자는 정보저장능력과 내구성 측면에서도 실제 메모리 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성능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해산물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단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휘어지는 기판 위에서도 메모리소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키토산을 사람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 만큼 이를 생체친화형 메모리 소자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개발되고 있는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에는 티타늄 산화물과 같은 독성 물질이 저항변화물질로 사용돼왔다. 이 교수는 "게껍질을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ACS나노' 지난달 16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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