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시중은행들이 펀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적금 가입자들도 적금을 중도해지하면서까지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경제부 강태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서민들에게 목돈을 마련하는 수단, 단연 은행 적금이었는데 요즘을 적금을 해지하고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죠?
[기자1]
네, 요즘 다들 펀드 1~2개쯤은 들고 있다고 할 정도로 펀드가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주가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점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 적금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인데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적금을 중도 해지하고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마저 늘고 있습니다.
[질문2]
적금을 깨서 펀드에 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것입니까?
[기자2]
정확한 통계로 잡힌 것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적금 가입자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반면, 펀드 가입자는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는데요.
표를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올해 4월까지의 정기적금 계좌수는 지난해 4월 44만5천개에서 37만4천개로 줄었습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적금의 중도해지 건수는 각각 18%와 1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3]
그럼 이렇게 많은 적금 해약자들이 펀드로 몰렸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까?
[기자3]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권에서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일단 펀드 상품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 박창희 / 회사원
-"지금처럼 물가 상승률이 낮은 때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인터뷰 : 경나연 / 회사원
-"수익이 좋다고 많이 말하니까, 그리고 장기적으로 가면 안정성도 있다고 해서 몇 개 들었다."
서민들의 목돈 마련 수단이었던 적금이 이제는 말 그대로 '옛말'이 됐다는 건데요.
특히 증시 활황으로 펀드 상품들이 고수익을 내자, 은행들도 펀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은행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 박연기/신한은행 시너지영업추진본부 과장
-"펀드 쪽에서의 우수한 수익 성과가 많이 알려지고 또 경험했기 때문에 펀드쪽으로의 자금 이동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질문4]
펀드 상품도 여러가지가 있을텐데요. 최근에는 해외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요?
[기자4]
네, 올해초 정부가 해외펀드의 주식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해외 주식형펀드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증시 호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특히 중국을 위시해 동남아시아 등 소위 이머징마켓을 대상으로 한 펀드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해외 주식형펀드를 14개나 새로 출시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입니다.
인터뷰 : 윤청우/우리은행 PB사업단 차장
-"해외 투자를 하게 되면서 해외 상품이 오히려 국내 시장보다 분산투자 측면에서도 안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해외투자펀드는 올해 들어 지난해 말보다 300% 이상 급증했습니다.
[질문5]
자금이 해외 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죠?
[기자5]
네, 현재 판매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모두 138개로 이 가운데 90여 개가 올해 등장한 '신상품'입니다.
설명드린 것처럼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상품들은 아직 수익률이 뚜렷하게 검증된 것이 없습니다.
인기에 편승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말이 되는데요.
실제로 최근 한 달 동안 5백억원 이상 팔려나간 해외펀드 20개 가운데 1년 이상 유지된 것은 2개뿐입니다.
6개월 기준으로 봐도 4개에 불과합니다.
수익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반영한 '묻지마 투자'에 가깝다는 말입니다.
[질문6]
위험 부담이 있다는 말인데요. 은행들이 책임질 소지가 있는 것은 아닙니까?
[기자6]
엄밀히 말하자면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실제 고객의 돈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는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알려진 것처럼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하는 등 은행권의 수익창출 구조에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이제 고객들의 돈을 맡아 운용하고 이자를 받는 전통적인 예대마진율 수익 구조에도 한계가 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수익창출 구조가 필요하다는 말인데요.
사람들이 펀드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펀드 상품을 개발해 판매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은행 수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다 보니 경쟁이 심화될수록 그 책임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위험한'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질문7]
그렇다면 적금을 깨서 펀드에 가입하는 현실, 우려할 만한 상황 아닙니까?
[기자7]
운용사들의 리스크 관리 기법이 고도화 되면서 위험 부담을 최소로 줄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펀드는 운용 실적에 따라 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들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령 동남아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은행 나름의 판단 기준에 따라 판매 상품에서 특정 국가를 제외하는 등의 노력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판매사라도 해도 펀드에서 손실이 난다면 고객들이 은행을 원망하게 되고, 결
하지만 이러한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결과에 대해서는 투자자 본인 외에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돈이 된다'고 해서 투자 열풍에 편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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