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공항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연구부서가 잇따라 기업부설연구소로 승격돼 세계 공항 R&D 시장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박완수)는 14일 오전 청사에서 공항연구소의 기업부설연구소 승격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인천공항 공항연구소는 2010년 7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연구전담부서로 인정받은 뒤 4년 여 만에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받았다.
독립된 연구공간과 시설·기자재, 자연계 학사 이상, 기능분야 기사 이상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연구전담인력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소규모 자체연구로 출발한 공항연구소는 현재 13명의 직원이 국토교통부·중소기업청 과제를 수주하며 장비국산화 등 354억 원 수준의 생산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항공기 지상전원공급장치(AC-GPS), 비행장관제 시뮬레이터, 항공등화 광도 측정장치 국산화 등을 이끌었으며 지적재산권만도 특허 19건 등 64건에이른다.
올해는 친환경 제설제 개발, 항공등화 고압차폐 접속케이블 개발, 공항포장설계법을 개발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반기중에는 240억 원 규모의 항공기 FOD(활주로 등에서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이물질) 자동 탐지시스템 국산화 사업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박완수 인천공항 사장은 "기업부설연구소 승격한 공항연구소는 인천공항의 제2 도약을 위한 등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포국제공항 등 14개 국내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사장 김석기)의 항공연구소는 인천공항 보다 빠른 2011년 1월 27일 기업부설연구소로 승격됐다.
30명의 직원이 특허등록 80건, 계기착륙시설 등 항행안전장비 17종을 개발했다. 현재는 차세대 지상감시레이더(ASDE-X) 등 16종을 개발하고 있다.
국제 박람회에서 '올해의 항행안전장비 개발자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은 한국공항공사 항공연구소는 2013년초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최대 항행 장비 관련 전시회(ATC-글로벌 2013)에 자체 개발한 차세대 항행안전장비 15종을 출품하는 등 국제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최근에는 터키 인도네시아 피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15개국 46개 공항에 323억 원 상당의 국산항행장비를 수출하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차세대 항행안전장비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2020년까지 항행안전장비 시장의 세계 3대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두 공항 연구소의 기업부설연구소 승격을 두고 일각에서는 공항 분야의 연구 범위가 제한적이고 제품도 예측 가능해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작년 7월 인천공항과 연구개발 교류 협력 협약을 체결해 중복되는 연구 분야를 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면서 "양 공사의 연구개발 기능을 경쟁관계가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서로 힘이 되는 보완 관계로 보는게 옳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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