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 최대주주 미국 그루폰그룹은 지난달 LG유플러스·CJ오쇼핑을 비롯해 국내외 사모펀드(PEF) 4~5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수후보들 중 PEF를 제외한 LG유플러스와 CJ오쇼핑은 티몬 경영권을 포함한 완전 인수를 원하고 있다. 당초 일부 지분 매각 방침을 고수하던 그루폰은 최근 조건만 맞을 경우 경영권 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해 양 대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통신 시장에서 SK·KT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3인자' LG유플러스는 13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티몬 인수에 입맛을 다실 수 밖에 없다. 기존 통신사업에 소셜커머스 사업을 더하게 되면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강력한 먹거리 확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특히 티몬을 인수할 경우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운영중인 오픈마켓 11번가와 경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티몬의 브랜드 파워는 11번가와 비교했을때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지난해 평균 PC 월간 순방문자수(UV)에서 티몬은 4위, 11번가는 5위를 각각 차지했다.
LG그룹측은 "인수에 성공하면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분명 이점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아직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전통적인 유통강자 CJ는 티몬을 인수하면 모바일유통 시장에서 단숨에 새로운 강자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과 온라인, 모바일간 시너지가 가능해지면서 타 홈쇼핑사를 포함해 옥션·지마켓 등 온라인쇼핑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부터 모바일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던 만큼 기존의 CJ몰이나 오클락 등과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홈쇼핑업계는 CJ오쇼핑이 티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모바일 매출이 TV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티몬의 지난해 취급고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CJ오쇼핑의 TV방송 취급고와 비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3조8830억원으로 3분기 연속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쿠팡·위메프·티몬 등 3대 소셜커머스업체들의 경우 모바일 매출 비중이 모두 70%를 상회할 정도로 시장 적응을 이미 마친 상태다.
CJ그룹 관계자는 "티몬을 인수하면 최근 급성장한 모바일쇼핑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 가격 등 조건이 맞아야 하겠지만 홈쇼핑과의 시너지는 물론 기존 온라인 사이트와의 협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몬의 인수가가 1조원대로 제시되는 등 가격 부담이 커 두 기업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몬이 아직 흑자로 돌아서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 리스크가 큰 만큼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반응이다.
일각선 인수전이 두 기업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질 경우 인수가가 예상액을 오히려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전부지 입찰을 놓고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경쟁하면서 입찰가가 예상가의 두배 이상(10조5500억원)으로 올라간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51% 이상 지분을 인수하는 수준에서 서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투자 리스크보다 초기 인수금액이 낮게 설정됐다고 판단될 경우 최종가가 시장 예상치보다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정지성 기자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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