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국산 맥주를 구원할 희망주로 올몰트 맥주가 부상하고 있다. 카스나 하이트처럼 발효보리(맥아)를 70~80%만 쓰고 나머지는 전분이나 쌀, 옥수수를 섞은 일반 라거 맥주와 달리 올몰트 맥주는 맥아만 100% 사용해 맛이 깊고 진하다. 기존 라거 맥주가 폭탄주에 주로 활용되는 반면, 올몰트 맥주는 맥주 자체만 즐기려는 소비자들에게 잘 어울려 최근 달라진 음주문화에 더욱 각광 받고 있다.
22일 롯데주류에 따르면 이 회사 첫 맥주 제품인 '클라우드'는 출시 9개월만인 지난 21일 누적판매량 1억병(1병=330㎖ )을 돌파했다. 이는 20~69세 국내 성인인구(3000만명 추산)가 1인당 3병씩 마신 양과 같다.
클라우드는 보리원액에 물을 섞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적용해 깊고 풍부한 맛과 거품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맥주시장에서 비수기로 분류되는 겨울에도 매출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 12월에만 1500만병이 판매되며 월 판매 최고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4월 클라우드를 내놓으며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로 대표되던 국내 맥주시장 구도를 뒤흔들었다. 기존 올몰트 맥주 시장의 경우 하이트진로의 '맥스'와 오비맥주의 '오비골든라거'(현 더프리미어오비)가 양분하고 있었지만 클라우드는 이들을 위협하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안착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롯데마트가 파악한 맥주 전체 대비 올몰트 맥주 매출 비중은 클라우드(14.8%), 맥스(8.3%), 오비골든라거(5%)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업소용까지 포함한 전체 주류시장에선 현재 맥스 7~8%, 클라우드 5~6%, 더프리미어오비 4~5%가량을 점유한 것으로 주류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공세가 워낙 거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자사 대표제품인 하이트·카스 못지 않게 올몰트 맥주 마케팅에도 열중하고 있다.
일단 롯데주류는 이번 1억병 판매 돌파를 계기로 올해 고삐를 더욱 조일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충북 충주공장의 클라우드 생산량을 2배 늘리기로 한 것이다. 롯데주류는 이미 지난해부터 해당 공장의 생산시설 확충에 돌입했으며 최근 이를 완료했다. 이로써 연간 5만㎘였던 클라우드 생산량은 올해 10만㎘로 올라간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10만㎘는 국내 전체 맥주 생산량의 5%에 해당하는 양”이라며 "오는 4월 연간 50만㎘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까지 착공하기 때문에 2016년부터는 국내 맥주 시장의 30%에 달하는 총 60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존 업체들은 맛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클라우드를 경계하고 나섰다. 현재 올몰트 맥주 1위인 맥스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맛을 특화한 한정판 맥주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옥토버 페스트에 맞춰 스페셜홉을 들여와 새로운 맥스를 출시했으며 올해도 관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현재 가정용 중심의 올몰트 맥주 저변을 생맥주 시장으로 넓히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 호프나 레스토랑에서 올몰트 생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 이 부문 영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기존 오비골든라거를 더프리미어오비로 새롭게 개편한 오비맥주는 더욱 진한 맛을 강조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클라우드가 보리원액을 그대로 사용했다지만 발효 농도는 더프리미어오비가 더 높다”며 "다른 올몰트 맥주보다 숙성기간도 훨씬 길어 맛에서만큼은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국산 맥주 매출성장률은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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