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대출을 벌인 모뉴엘에 대한 꼼꼼한 대출 심사로 850억 원의 손실을 막은 우리은행 직원들 얘기를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반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사기극을 돕거나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도덕적 해이와 무능으로 국민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입니다.
김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담뱃갑에 가득 담긴 기프트카드와 와인 상자에 담긴 5만 원권….
2012년 말부터 수출입은행 직원 두 명이 모뉴엘로부터 뇌물을 받은 수법입니다.
이 대가로 모뉴엘은 수출정책자금 1,135억 원을 아무런 담보 없이 대출받았습니다.
시중은행들보다 대출규모가 더 컸고, 고스란히 국고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대출심사와 직원 도덕성에 큰 허점이 드러났지만, 수출입은행은 올해도 재무제표보다는 기업 관계정보를 활용해 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인터뷰 : 이덕훈 / 수출입은행장 (1월14일 기자간담회)
- "올해 사상 최대인 80조 원의 여신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공공기관인 기업은행과 농협, 국민은행, 외환은행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만을 믿고 현장 실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뉴엘 대출을 유치하려고 특혜 경쟁까지 벌였습니다.
▶ 인터뷰 :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대표
- "외부적인 시각이나 (회사) 브랜드만 보고 그냥 남(다른 은행) 쫓아가는 쉬운 영업에 너무 길들어 있는 것이 문제였다고…."
은행들 잘못도 있다며 무보가 피해보험금을 줄 수 없다고 나오면서 법적 분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 인터뷰 : 홍기택 / 산업은행 회장 (어제 기자간담회)
- "법적으로 이것(모뉴엘 대출 건)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가, 어떤 식으로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서 타결을 볼 수 있는지 이런 것까지 다 생각을 해서…."
희대의 사기행각에 놀아난 은행들, 변화가 절실합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