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기록이 나온 것은 국제유가 급락과 내수 부진으로 수입 감소폭이 두드러진 탓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900억달러에는 미치치 못했다.
한국은행은 2일 2014년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2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사상 최대치였던 2013년(811억5000만달러)보다 10.2%(82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2.2억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3월부터 34개월(2년10개월)째 흑자가 지속된 것이다.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이어서 지난달 한은이 제시한 2014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900억달러)를 밑도는 주요 요인이 됐다.
지난해 경상수지 가운데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013년 827억8000만달러에서 928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수출이 전년보다 0.5%(6215억4000만달러)은 늘고 수입(5286억6000만달러)은 1.3% 감소한 덕분이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전년 65억달러에서 81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운송수지 흑자 규모는 73억5000만달러에서 37억5000만달러로, 건설수지 흑자도 155억2000만달러에서 138억4000만달러로 각각 감소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70억2000만달러에서 53억2000만달러로 줄고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적자도 55억1000만달러에서 52억2000만달러로 감소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증가보다는 국제유가 하락,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한 데 영향으로 보인다. 0%대에 머문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2009년(-15.9%)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일가에서는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지만 한은은 불황형 흑자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한 것은 맞지만 이는 국제유가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국제유가는 국내 경기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한 경상수지 흑자를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지난달엔 소비재 수입 증가율이 10%를 넘어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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