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의 한 은행에서 일하던 청원 경찰이 은행 돈 1억 원을 훔쳐 달아났다 자수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달 반 동안 ATM기에서 현금을 수십 차례 빼 왔지만 이 은행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김한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경기도 과천의 한 은행입니다.
이곳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던 25살 유 모 씨는 평소 ATM기에 들어 있던 현금을 정산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그러던 유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쯤 ATM기에서 50만 원을 뺀 채 액수에 문제가 없다고 허위 보고를 합니다.
발각되지 않고 넘어가자 유 씨는 이후 일주일에 2~3차례씩 수백만 원의 돈을 계속 빼돌렸습니다.
부족한 돈은 다른 ATM기에서 가져와 메우는 이른바 ATM기 돌려막기 식으로 감시를 피했습니다.
유 씨가 이렇게 한 달 반 동안 빼돌린 돈은 무려 1억 원에 달했지만, 해당 은행은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은행 관계자
- "(청원경찰이 손해를 많이 끼쳤는데?) 내일이나 언제 오시죠. 지금 담당하시는 분이 교육 갔거든요. 내일 한번 오시죠."
빼돌린 금액이 다른 ATM기에서 메울 수준을 넘어서며 범행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유 씨는 지난 4일 도주를 선택합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이 청원경찰은 다른 직원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5만 원권 뭉치를 들고 달아났습니다."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들어갔고, 압박을 느낀 유 씨는 잠적 사흘 만에 자수했습니다.
▶ 인터뷰 : 이기로 / 과천경찰서 강력팀장
- "(유 씨가) 사채도 얻고 제2금융권에서 대출도 받고, 이를 못 갚아 돌려막기 하다 보니 빚을 많이 지게 돼서…."
경찰은 유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