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라는 위 속 유해균 이름을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준 제품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야쿠르트의 대표적인 기능성 발효유인 '윌'이다. 벌써 출시된지 15년을 넘은 장수상품이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라는 다소 긴 정식 명칭도 이젠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런 윌이 지난해 9월 '윌 저지방'으로 새로 태어났다. 2004년과 2010년, 2012년에도 한 번씩 맛과 기능 첨가로 리뉴얼을 거친 윌은 현재 제5세대 제품이 주력으로 판매중이다. 기존 윌과 새로운 윌 저지방을 시차를 두고 다시금 나눠 먹어봤다.
기능을 설명하기에 앞서 시음자가 일단 느낄 수 있는 차이는 맛 뿐이다. 기존 윌이 다소 걸쭉하고 단맛이 강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확실히 단맛이 덜하다. 그리고 기존 제품보다 훨씬 묽어 일반 주스처럼 마시기에도 편하다. 한 번에 들이켜도 용기 바닥에 잔류물이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맛이 적어 밋밋하다면 맛에서는 기존 소비자들이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새로 나온 윌 저지방에는 딸기를 비롯한 산뜻한 과즙향이 더욱 잘 느껴졌다. 분명 단맛은 줄었는데 향이 새콤하니 없던 단맛도 코끝에서 일어난다고나 할까.
실제 한국야쿠르트는 이번 신제품의 한 용기(150㎖)당 당류 성분을 기존 14g에서 11g으로 25%가량 줄였다. 특히 이를 통해 지방이 4.3g에서 2.2g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진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용기를 마실 때 섭취하는 칼로리는 135㎉에서 110㎉로 8% 이상 떨어졌다.
기능성 제품이든 아니든 발효유 시장의 주요 고객들 중에는 다이어트와 건강을 동시에 노리는 여성들이 유독 많다. 이들에게 낮은 칼로리의 윌은 분명 매력적인 대상이다. 여기에 줄어든 단맛 대신 향긋한 과일향으로 잃어버린 단맛조차 되찾아주는 제품이라면 또 한 번 인기 제품으로 등극할 이유가 충분하다.
2012년에 한 번 리뉴얼된 성분도 이번 윌 저지방에 그대로 들어가 있다. 바로 양배추와 브로콜리다. 이 성분의 향과 맛은 윌 저지방을 들이켜도 잘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발효유 특유의 배변기능 향상에는 더욱 도움 될 게 분명하다.
윌이 지닌 절대 불변의 가치는 역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생성 억제다. 발효유가 장(腸)이 아닌 위(胃)까지 함께 고려한 제품이라는 건 큰 강점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나선형 모양의 세균으로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붙어 사는 유해균이다. 위염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의 핵심 유발인자인데 이걸 방치하면 위암까지 갈 수도 있다고 하니 만만하게 볼 대상이 아니다. 편두통과 빈혈, 만성 두드러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윌에는 이 균의 생성을 억제하는 3가지 특허성분이 들어있다. 유산균, 면역난황, 차조기라는 성분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기자는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위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제균 치료에 필요한 약을 1주일치 얻었고, 이걸 먹는 동안 술과 담배는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런데 담당 의사가 "제균치료 과정에서 시중의 발효유를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병원이 처방해 준 약은 워낙 독해 매일 설사를 거듭할 정도였지만, 더 높은 제균효과를 위해 약과 함께 발효유를 매일 한 개씩 1주일간 마셨다.
4주 후 다시 병원에 들러 특수 봉지에 숨을 '후' 불어넣는 호기(呼氣) 검사를 실시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완전히 사라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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