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피부 미인' 비결을 말한다. "콜라겐 많은 삼겹살과 돼지껍질을 자주 먹어요.”
이 말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콜라겐을 먹어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은 마치 빈혈이 있다고 피를 마시거나, 골다공증이 있다고 뼛가루를 먹어 효과를 본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이종희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인체의 어떤 부족함을 먹어서 보충한다는 것은 상당한 논리적 비약”이라며 "먹는 콜라겐이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어디에도 없다”고 전했다. 콜라겐을 바르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잠시 보습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일반 보습용 화장품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콜라겐은 인간을 포함해 포유동물 조직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돼지껍질, 꼬리곰탕, 도가니탕, 생선, 닭날개 등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음식에 포함돼 있는 것은 콜라겐이 아니라 젤라틴이다. 콜라겐은 70도씨 이상 가열하면 젤라틴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콜라겐이 많은 음식은 틀린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젤라틴 많은 음식이다. 제랄틴은 소화될 때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이런 아미노산이 체내에 퍼져 콜라겐으로 합성된다는 보장은 없다.
콜라겐을 풍부하게 하고 싶다면 체내에서 콜라겐 합성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도가니탕 대신 콜라겐 합성이 잘 되는 단백질이나 영양소를 먹는 게 더 낫다는 얘기다. 토마토, 당근, 피망, 배추(비타민A)와 오렌지, 딸기, 시금치(비타민C) 등이 콜라겐 합성에 도움을 준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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