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제조업체가 100만개 중 7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우리나라 기업의 역동성 저하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기업 규모간 이동성이 낮아지며 기업 역동성 저하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이 2000∼2012년 사이에 전국 사업체 전수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 1000명 이상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경우는 제조업이 0.0007%, 서비스업이 0.00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나타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퇴출되는 역동성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기업의 진입 및 퇴출률의 합인 기업교체율이 제조업에선 2002년 30%에서 2011년 19%로, 서비스업에선 35%에서 24%로 감소했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 및 소멸률을 합한 일자리 재배치율도 제조업은 2002년 49%에서 2011년 31%로, 서비스업은 2002년 62%에서 2011년 36%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기업규모에 따른 차별규제로 인해 혜택이 집중되는 소규모 기업은 늘어나고 규제를 받는 대기업은 줄어들게 만들면서 기업규모 분포의 왜곡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병기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유통시장과 조세정책에서 대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적용한 프랑스, 영국, 일본이 기업규모 축소와 생산성 저하의 부작용을 겪었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은 소형소매점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소매점을 규제한
이 선임연구위원은 “기업규모 분포가 왜곡될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차별규제를 풀어 기업 규모에 있어 이동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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