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TV가 지난해 초고화질 울트라HD(UHD)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등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까지만해도 한국은 중국과 일본업체에 밀려 3위였으나 1년만에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TV는 HD와 풀HD(FHD)에 이어 UHD까지 모두 글로벌 1위를 차지해 3종 해상도를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6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UH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산 TV의 점유율은 2013년 19.7%에서 지난해 48.1%로 껑충 뛰어올라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지난 2013년 점유율 1위였던 중국(51.9%)과 2위 일본(28.0%)은 지난해 각각 30.6%, 16.0%로 한 단계씩 밀려났다.
한국산 TV는 해상도가 높을 수록 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은 지난해 HD, FHD, UHD 시장에서 각각 38.1%, 43.9%, 48.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해상도는 HD(100만화소), FHD(200만화소), UHD(800만화소) 순으로 높아진다. 이는 한국산 TV가 프리미엄 TV시장을 선도하고 있음을 뜻한다.
전자업계에서는 한국산TV의 UHD시장 점령 원인에 대해 삼성·LG가 UHD 시장 확대에 발맞춰 중국과 일본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기술 개발 및 마케팅을 펼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UHD TV시장은 지난 2012년 처음 시작한 후 2013년을 거쳐 2014년에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며 “삼성과 LG는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차별화된 품질을 무기로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결과 기존 HD와 FHD의 고객을 UHD로 끌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UHD TV 판매대수는 지난 2012년 1만대 수준이었으나 2013년에 160만대, 2014년에 1270만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하반기 처음 UHD TV를 출시하고 모델수를 지난해 18개에서 올해 35개로 확대하며 전세계 시장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UHD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59.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앞서 2012년 하반기 첫 UHD 모델을 출시한 후 꾸준히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 2015년 60개까지 늘릴 수 있었다. 특히 UHD 모델을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까지 확대해 공략 중이다.
삼성과 LG는 올해 나란히 ‘프리미엄 TV 시장 지배력 확대’를 천명하고 UHD TV 생산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TV 시장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UHD가 부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UHD TV 출하량은 2750만대로 작년(1210만대)보다 127.3% 증가할 전망이다. 2018년이 되면 출하량이 연간 1억대 수준이될 것으로 봤다. 이는 전체 글로벌 TV 시장 수요 2억대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SA는 UHD TV 시장이 가장 활발히 성장할 국가로 미국을 꼽았다. 2020년 미국 가정의 절반이 UHD TV를 보유해 가장 비율이 높고, 이어 서유럽, 호주, 한국, 중국 순
SA는 “UHD TV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하고 그 이유로 가격 하락과 모델의 다양화로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퀀텀닷 필름을 이용한 SUHD TV와 LG전자의 UH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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