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태 때 언론에 거론됐던 '항공마피아'의 실체가 다시 드러났습니다.
항공사로부터 수백만 원이 드는 좌석 승급을 수시로 제공받은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적발됐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국토교통부 4급 과장인 A씨는 지난해 7월 항공회담 수석대표로 헝가리 출장을 갔습니다.
규정상 제공된 좌석은 비즈니스석.
하지만 대한항공은 항공회담 대표단에 관례적으로 승급을 해준다며 일등석으로 바꿔줬습니다.
왕복 기준으로 비즈니스석 요금은 600만 원, 일등석은 1천만 원 정도입니다.
좌석 1개의 가격이 2억 5천만 원에 달하는 일등석은 최상급 와인과 풀 코스 기내식, 해외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잠옷에 최고급 이불까지 제공됩니다.
반면, 비즈니스석은 8천만 원 정도로 길이는 일등석보다 20cm 정도 짧고 잠옷 등의 서비스는 없습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4월 타지키스탄 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좌석 승급을 받았습니다.
국토부의 다른 5급 공무원 2명은 각각 영국과 미국 출장을 가면서 일반석을 비즈니스석으로 바꿨습니다.
500만 원정도 되는 좌석 승급 비용은 함께 간 투자은행에서 내줬습니다.
또 가족 여행을 가면서 항공사에 좌석 승급을 요구한 7급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자체 감사 결과, 부당하게 좌석 승급을 받은 3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75%인 28명은 '땅콩 회항' 당시 부실 조사 논란을 빚었던 대한항공에서 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