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 물질을 찾아내 신개념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신인재 연세대 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암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하는 ‘열충격단백질70(HSP70)’의 작용을 막아 암세포 성장을 막는 항암물질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HSP70은 열충격단백질 중 하나로 세포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죽지 않도록 분비되는 물질이다. 정상세포에서는 세포 파괴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오히려 항암제를 만났을 때 내성을 발생시킨다.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인식해 항암제가 파괴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진은 HSP70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인 ‘아폽토졸(Az·Apoptozole)’을 개발했다. 이 화합물은 HSP70이 세포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인 ‘에이팝-1(APAF-1)’과의 결합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암세포 자살을 막는 HSP70의 기능을 저하시킨 것”이라며 “암세포를 이식한 생쥐모델에 투입해 항암효과를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쥐의 피부에 사람의 폐암과 결장암, 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뒤 2일에 한번씩 2주간 아폽토졸을 투여한 결과, 암 조직의 크기가 아폽토졸을 주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폐암은 61%, 결장암 65%, 자궁경부암은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을 아폽토졸과 함께 사용하면 항암효과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HSP70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처음 만들어낸 만큼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교수는 “아폽토졸을 투여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셀(Cell)’의 자매지인 국제 화학·생물학 저널 ‘캐미스트리 앤 바이올로지’(Chemistry & Biology) 13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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