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생활한다.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다리가 붓거나 저린 경험을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흔히 장시간 앉은 자세로 하지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질환을 일컬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economyclass syndrome)’이라고 한다.
혈액은 심장에서 시작해 동맥, 모세혈관, 정맥을 거쳐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혈전증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혈액이 피떡으로 응고되어 혈관을 막으며 발생한다. 각 장기를 순환한 후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통로인 정맥 중 심부정맥(深部靜脈)에 혈전이 생겨 혈액흐름을 막는 질환을 심부정맥 혈전증이라고 하며, 주로 혈류 속도가 느린 하지 정맥에서 나타난다.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허벅지 부근의 혈관을 압박해 혈액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전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고령, 중증 외상 혹은 정형외과 수술 후 종양환자, 임산부 및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과 드물지만 응고장애와 관련된 유전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발병 위험이 높다.
신길자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심부정맥 혈전증은 혈전이 생긴 다리가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열감이 느껴지고 표재정맥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피부색이 변하기도 한다. 혈전이 완전히 혈관을 막기 전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무릎 아래에 생긴 작은 혈전은 증상이 미미하다”고 설명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 때문이다. 심부정맥 혈전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전이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다른 혈관을 막는 색전(塞栓)이 발생한다. 다리 근육에 발생한 혈전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이 심장을 통해 폐로 가는 동맥을 막아 발생하는 것이 폐색전증이다. 미국에서는 폐색전증으로 매년 50만명
심부정맥 혈전증을 예방하려면 한 자세로 오래앉아 있지말고 틈틈이 일어나거나 스트레칭, 산책을 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다리를 위로 올려주거나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혈액순환을 원활케 해 도움이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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