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국산 종자 연구 및 개발, 재배를 주로하는 ‘CJ브리딩’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850억 달러(약 9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종자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2020년 7900억원에 달할 전망인 해외 종자 로열티 지급액도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CJ제일제당이 농식품부와 함께 아이디어를 내 세워진 법인이다.
작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농업 대토론회’에 참석한 CJ제일제당이 그 동안의 종자개발 활동을 소개하고, 농민과 함께 상생협약을 체결한 데 이은 후속조치라고 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26일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차관과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문병석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장이 참석해 ‘CJ브리딩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CJ제일제당은 농산물 우수 종자 개발을 위한 전문 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CJ제일제당과 서울대가 함께 개발해 ‘햇반 큰눈영양쌀밥’으로 상품화된 우수 쌀 종자 ‘서농17호’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정용해씨도 참석했으며, 한양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이영식 교수를 자문위원장으로 교수진 6명이 참여하는 자문위원단도 구성됐다.
CJ브리딩이 할 역할은 우수한 토종 농수산물 종자를 발굴하고 연구해 이를 실제 재배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대상은 쌀, 콩, 녹두, 고추, 배추, 참깨, 김 등이다. 종자의 품종에 대한 기초연구는 학계와 정부 기관이 수행하고, 시험재배 단계의 연구개발은 CJ브리딩이 담당하며 확대재배는 농민이 담당하는 구조다. 이미 CJ제일제당은 서울대와 함께 손잡고 기존 쌀보다 쌀눈크기를 3배 가량 키운 ‘서농17호’를 개발해 햇반으로 제품화했고, 전남 해양수산과학원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토종 김 종자인 ‘해풍 1호’를 내놔 토종 김 점유율을 30% 수준에서 60%까지 확대해 놓는 등 경험이 있다. 이같은 작업을 CJ브리딩이라는 전문 법인을 통해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하게 될 예정이다.
올해는 그 첫 단계로 충북 괴산과 강원도 횡성과 제주도에 쌀과 콩 종자를 재배하는 농지인 ‘채종포(採種圃)’ 네 곳을 운영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쌀 90톤, 콩나물 콩 200톤 이상을 수매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약재배의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다. CJ브리딩은 종자 재배 농지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한편, 향후 3년 내에 농가나 농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형태의 ‘종자농업법인’으로 거듭나고 총 7개 이상의 우수 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 농업환경에서 우수종자 확보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토종 종자 개발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면서 “2011년 172억원이던 해외 종자 로열티가 2020년에는 7900억원에 달한다는 농촌진흥청 조사가 있을 정도로 종자의 외산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CJ브리딩이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J브리딩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수년내 8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종자시장에도 진출, 해외에도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한식의 진정한 글로벌화를 위해 우수 종자의 확보는 농가와 기업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말하고, “CJ브리딩이 개발하는 우수 종자가 우리나라 농수산 분야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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