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출 대기업을 제외하곤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얼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BSI는 7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지만 장기 평균인 84.5보다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미만이면 그 반대라는 뜻이다.
지난해 4월 82였던 제조업BSI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냉각되자 5월 79로 하락한 뒤, 11개월째 70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 제조업 업황 전망BSI도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80으로 집계돼 완연한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의 최대 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26.1%)을 꼽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18.0%), 경쟁 심화(11.9%), 수출 부진(10.8%)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번 달 수출 대기업의 체감 경기는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BSI(75→81)는 전월보다 6포인트, 수출기업(73→81)은 8포인트 올랐다. 저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높아진데다 갤럭시S6 등 신제품 휴대전화 출시를 앞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연초에 경영계획을 세운 기업들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기 때문에 보통 3∼5월 체감경기는 다른 달보다 좋아지는 경향이
수출 대기업만 ‘훈풍’을 느꼈을 뿐 중소기업(73)과 내수기업BSI(75)는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까지 포괄해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8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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