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야 할 70~80대가 험한 일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경기불황에 가계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용돈이 궁해진데다 자식들 눈치 보기 싫어서인데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구직현장을 정설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노인 일자리 센터.
자기소개서를 손에 든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82살 윤여관 할아버지도 부푼 맘을 안고 이곳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윤여관 / 82살 구직자
- "여기서 필요한 자리가 있으면 보내주시면 아무 거라도. (다 할 수 있어요?) 네,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76살 정용환 할아버지는 운 좋게 일자리를 구해 택배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달을 일하면 수중에 40만 원 남짓 들어옵니다.
▶ 인터뷰 : 정용환 / 76살 택배기사
- "일거리가 없어서 집에서 쉬다가 택배 일이 있다고 해서 와보니까 용돈 벌이도 되고 건강함도 챙기고…."
우리나라의 일하는 노인 3명 가운데 1명은 정 할아버지처럼 70대 이상입니다.
이처럼 초고령층까지 일자리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노인 고용률은 OECD 평균치를 훨씬 웃돕니다.
▶ 인터뷰 : 이호선 / 숭실사이버대 교수
- "지금의 70~80대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을 겪었던 분들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크게 비난하지 않고 노구를 이끌고 지금도 일터로 나가고 계신 거죠."
하지만 노인 고용률이 높아도 사회복지제도가 취약한데다, 노후 준비가 부족해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일하지만 가난한 노인들을 위한 고령친화적 일자리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