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촉]동네형들과 짜고 아버지 등친 10대

【 앵커멘트 】
이어서 철없는 아들 이야기입니다.
동네 형들과 짜고 스스로 도둑 행세를 하며 아버지에게 합의금을 뜯어내려다 적발된 사례인데요.
최은미 기자,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기자 】
네. 일단 씨씨티비 보면서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면 오른쪽 자리에 남학생들이 앉아있죠.

두 명이 이야기를 하다 밖으로 나가자, 옆에 앉아있던 오늘의 주인공이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보는 시선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일어나 옆자리로 향하더니 무엇인가 재빨리 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갑니다.

바로 목걸이에요, 옆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던 목걸이를 훔치는 모습인데요.

씨씨티비만 보면 완벽한 절도현장인데, 알고보니 14살 오늘의 주인공과 그 동네형들이 벌인 연출된 드라마였습니다.


【 질문1 】
스스로 도둑이 돼 누구한테 사기를 친다는 겁니까?


【 답1 】
바로 절도범 역할을 한 주인공의 아버지였습니다.

목걸이 훔치는 장면을 연출한 뒤, 아버지에게 씨씨티비를 보여주고, 당신 아들이 내 목걸이를 훔쳤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테니 손해배상을 해달라, 이렇게 이 협박한 것입니다.

당연히 합의금을 줄거라고 예상했는데, 결과는 달랐습니다.

협박을 당한 아버지는 도리어 죄값을 치러야 한다며 아들을 데리고 경찰서로 간거죠.

경찰에 신고하면 모든 사실이 발각될까 우려해 150만원에 합의하자고 설득했고, 결국 아버지도 동의해 흐지부지될 뻔 했는데, 이 과정을 수상하게 본 경찰에게 적발된 것입니다.

알고보니 작당한 동네형들이 공갈 전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 질문2 】
결국 엄격한 아버지의 훈육 방식 덕분에 덜미를 잡힌 것이군요.


【 답2 】
네. 그렇습니다. 이 아버지가 중소기업 사장님이래요.

용돈을 넉넉히 줄 여건은 되는데, 자녀 교육을 위해 최근에 용돈을 좀 줄였나봅니다.

당장 받는 용돈이 줄어든 아들은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 동네형들과 작당해 아버지를 등친 거죠.

결국, 동네형들은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아들은 피해자가 아버지인 이유로, 친족관계에서는 공갈죄가 성립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처리됐습니다.

여담인데, 심지어 이 아들은 아버지에게 받은 합의금 150만 원 중에 10만 원 밖에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3명이 50만원씩 나누기로 약속했었다고 하는데, 아버지까지 등치면서 동네형들에게 놀아난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