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T’자 모양의 꼭지가 달리지 않은 수박을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수박 꼭지의 상태=수박의 신선도’라는 공식이 한 연구에 의해 깨졌음에도, 소비자들의 통념 탓에 유통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었던 관행을 당국이 바로잡기로 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부터 ‘수박 꼭지 절단 유통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꼭지를 잘라낸 수박을 시범적으로 시중에 유통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연은 이렇다. 소비자들은 수박의 신선도를 보통 두드려보는 방법 외에 ‘T’자 모양으로 꼭지를 보고 판단한다. 꼭지가 상하지 않고 싱싱해야만 수박이 더 신선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남대 산학협력단의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꼭지와 신선도 간의 상관관계는 없다. 유통기간 내 수박은 꼭지 부착 여부에 따라 경도나 당도, 과육의 색 등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특히 산지에서 유통할 때에는 당도 선별기를 통해 당도가 11브릭스 이상의 수박만 출하한다. 따라서 굳이 꼭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수박의 품질은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T’자 모양 꼭지를 만들려면 가위질을 3번이나 해야 하는 농가로서는 수확에 어려움이 있다. 또 꼭지가 떨어지면 정상가의 절반으로 판매 가격이 낮아지는 문제점도 있다.
농식품부는 꼭지를 1㎝ 정도만 유지하도록 수박 유통관행을
이재욱 농식품부 유통정책관은 “수박에 꼭지를 달아 유통하는 건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만의 관행”이라며 “꼭지와 신선도 간에는 아무 상관이 없으므로 유통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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