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빅데이터 분석 사업에 나서면서 오픈소스 기술을 함께 만들어온 중소기업을 배제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열린 SKT Biz ICT 월드 2015 행사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오픈소스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가 구동되는 서버를 공급하고 시스템 구축,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해당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타조(TAJO)다. SK텔레콤이 자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소프트웨어다. SK텔레콤은 지난 13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중인 세계 최대 빅데이터 학술대회인 ‘데이터 엔지니어링 관련 국제 컨퍼런스(IEEE ICDE 2015)’에서 타조를 전시하고 자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개발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타조를 주도적으로 개발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타조는 고려대학교에 재학중이던 최현식, 손지훈 박사가 처음 시작한 빅데이터 분석 엔진 프로젝트로 지난 2013년 세계 최대 오픈소스 재단인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에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빅데이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최현식 박사가 국내 빅데이터 솔루션 기업인 그루터에 입사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으며 SK텔레콤도 해당 시점에 타조에 관심을 보이고 비용 지원과 연구개발(R&D) 인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타조에 대해 그루터, SK텔레콤이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양자의 입장이 엇갈린다. 그루터 관계자는 “타조를 SK텔레콤 기술진과 해당 기업에 공동으로 구축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그루터가 대부분 담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측은 “타조는 당사가 처음부터 공동 개발로 진행한 사항”이라며 “소스 개발, 기능 개선을 직접 하고 있고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조 개발에 함께 참여했던 양사가 독자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해 SK하이닉스 프로젝트부터다.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보안을 이유로 상주 기술 인력을 요구했다. 그루터는 인력 파견이 어렵다고 밝힌 반면 SK텔레콤은 가능하다고 해 결국 SK텔레콤이 독자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SK텔레콤이 빅데이터 분석 사업에 독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한 것도 이때부터로 추정된다. 국내 시스템 구축(SI) 사업에 보편적인 상주 인력 지원에 대해 SK텔레콤은 무조건 해야 한다, 그루터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술지원만 하지 파견 상주를 직접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루터는 이미 그루터 데이터 파워 유닛(G-DPU)이라는 전용 서버를 내놓고 패키지 방식과 유사한 사업 모델을 진행중이다. SK텔레콤도 T하둡이라는 서버를 만들었지만 상주 기술 인력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독자적인 빅데이터 분석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곱지 않다. 타조가 오픈소스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루터가 기여한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 분석 사업 진출을 발표한 뒤 타조를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지난 10일 SK텔레콤 발표 당시 그루터의 이름은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 그루터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뒤에서 SK텔레콤 개발을 돕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치 타조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tajo.apache.org)에는 프로젝트 멤버와 기여했던 공로자의 명단이 있다. 그루터는 의장인 최현식 박사를 포함해 프로젝트 멤버 4명, 공로자 4명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프로젝트 멤버 1명, 공로자 5명이다. SK텔레콤도 많은 인원이 참가했지만 주도는 그루터가 했음을 알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타조의 성장을 위해 그루터와 지속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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