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뜨거워지면 한국화장품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을 넘어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러나 정작 중국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면세점 판매 성과는 없어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의 주가는 올해 초 4510원에서 1만5150원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중이다. 3배 이상 상승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10~20만주 수준이었던 하루 거래량도 올해 들어 많게는 1000만주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한국화장품의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화장품 회사들이 중국에서 성과를 거두자 소비자 관심이 중소형 회사에게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화장품은 실제로 지난 2월 중국의 춘절 연휴를 앞두고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치며 단기 급등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중국시장 진출을 염두하곤 있지만 사업성이 있는지는 검토해봐야 한다”며 “외부에 구체적으로 말할 만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부 상품을 수출, 대리점 영업을 진행 중이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면세점 채널을 통한 매출 또한 크지 않아 구체적 금액을 공개하길 거절했다. 지난해 한국화장품의 매출은 방문판매 비중이 20.38%, 홈쇼핑이 18.91%를 차지했다. 가맹점 매출은 54.77%, 그외 기타 부문은 5.94% 수준이었다.
회사는 오히려 5년째 이어진 영업손실로 인해 자산매각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사업인 저가 화장품 브랜드 ‘더샘‘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부동산과 투자목적 증권을 매각해 자본잠식 우려부터 덜어내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서울 서린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처분해 837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대구지점 사옥도 매각해 57억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했다. 동양, SK하이닉스, 대우증권 등을 포함한 9개사에 대해 갖고 있던 투자 목적 주식도 지난해 모두 정리했다.
한국화장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1% 줄어든 328억원을
최대주주는 연결회사인 한국화장품제조로 지분율은 20%다. 그외 이용준 대표이사가 3.22%, 임충헌 사내이사와 김숙자 사내이사가 각각 11.54%와 11.21%씩 보유하고 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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