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출시는 무엇보다 경쟁사의 거센 도전이 촉매제가 됐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올몰트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스 아성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비맥주도 지난해 자사 올몰트 맥주인 ‘오비골든라거’를 ‘더프리미어오비’로 새롭게 개편해 최근 늘고 있는 올몰트 맥주 소비자를 겨냥하고 나섰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맥주 3사 신제품이 모두 올몰트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는 만큼 다가오는 여름 국내 맥주시장에선 치열한 올몰트 전쟁이 한바탕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자사 대표 라거맥주 제품인 ‘하이트’를 ‘뉴 하이트’로 개편하고 이번에 맥스까지 새로 바꿨다. 신제품 크림生올몰트 맥스는 크림거품이 풍부한 맥주다. 부드러운 크림거품을 살리기 위해 효모 살균과정에서 열을 가하지 않는 이른바 ‘비열처리공법’을 사용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효모 종류를 바꾼 데다 열을 최대한 가하지 않는 저온 슬로 발효공법을 바탕으로 크림거품을 풍부하게 구현하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올몰트 맥주 특유의 깊은 맛을 강화하기 위해 투입 원료도 보강했다. 기존 맥스 원료에 독일산 스페셜 몰트를 첨가했고 풍미가 좋은 아로마 홉 투입량도 20% 이상 높였다.
상표 디자인도 달라졌다. 브랜드 서체와 바탕 디자인을 바꿔 국내 최초 올몰트 맥주라는 상징성뿐 아니라 부드러운 크림거품이라는 특징을 담는 데 주력했다. 좌측 상단에는 새롭다는 뜻의 ‘All New(올 뉴)’라는 컷도 달았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크림생올몰트 맥스는 품질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출시한 ‘뉴 하이트’에 이은 자사 두 번째 혁신 결과물”이라며 “뉴 하이트로 마련한 성장 반격 기회를 맥스 개편 출시로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이번 신제품 출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예견됐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부터 맥스의 일반 업소 공급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국내 최초 올몰트 맥주로 등장한 맥스는 이듬해 10월부터 일반 업소에 생맥주용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맥스생(生)’이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졌다. 멸균처리에 따라 병이나 캔에 담은 일반 맥주와 달리 업소에서 파는 생맥주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 유통기한이 짧은 대신 맛이 더욱 신선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실제로 맥스 캔·병 제품 판매량은 지난 2011년 -3.8%, 2012년 -4.9%, 2013년 -5.2%로 해마다 줄어든 반면 맥스생 판매량은 출시 후 단 한 번도 줄어들지 않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총 940만상자(1상자=500㎖×20병)의 맥스생이 팔려 2013년 733만상자보다 28% 이상 늘어났다. 맥스생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맥스 판매량도 2011년 이후 처음 상승세로 돌아
최근 주류 문화가 폭탄주 일변도에서 올몰트 맥주나 저도주 소주 등을 즐기는 쪽으로 바뀐 점도 이번 신제품 출시에 영향을 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업소에서 마시는 맥스 생맥주 맛을 일반 가정 고객에게도 제공하기 위해 캔과 병에 담은 형태로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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