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영화 ‘접속’의 여주인공 수현(전도연)은 안구 건조증으로 슬픈영화를 눈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그려진다. 안구건조증으로 고민하며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안구 건조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짐작할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은 우리에게 친숙한 질환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눈깜박거림이 줄어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안구건조증은 세계 인구의 14~33%, 국내 성인의 경우 75%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기적으로 건조한 봄철 날씨가 이어지고 황사·미세먼지·꽃가루 등이 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시중에 이미 일반의약품으로 인공눈물이나 염증약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스스로 약을 구입해 자가치료를 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보통 병원에가면 기본적으로 황사와 미세먼지 등에 의해 안구건조증이 생기므로, 인공눈물을 처방한다. 경미한 증상과 안구표면의 변화만을 보이는 1단계의 경우라면 인공눈물 자주 점안하도록 하고, 각막과 결막에 염증성 변화를 보이는 2단계 이상의 경우는 염증치료와 눈물분비를 늘려주는 약제 등을 추가하게 된다.
올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레스타시스(Restasis)’의 특허권이 만료되며 복제약(제네릭)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 약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존의 인공누액과는 달리 정상 눈물의 생성을 촉진하는 원인치료제로 전세계 매출액은 9.4억 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제네릭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성분의 점안액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영국 제약기업 샤이어는 저분자량 인테그린 길항제의 일종에 속하는 방부제를 함유하지 않은 국소용 점안액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류마티스질환에 활용되는 항-TNF 항체를 개량한 안구건조증 치료신약 ‘HL036’에 대한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신청서를 지난달 식약처에 제출했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에 임상을 시작해 연말까지 임상 1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먹는약 뿐 아니라 온열 마사지를 통해 눈 주위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의료기기가 개발돼 식약처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눈이나 머리가 아플 때 양눈 사이에 있는 청명혈과 눈 옆 태양혈을 지그시 눌러주면 효과가 있다는 아이디어에 착안, 눈 주위 근육과 경혈을 마사지해 준다.
점안액 이외에 먹는약을 통해 안구건조증을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삼진제약은 최근 먹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SA001’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 물질은 눈의 결막에서 점액물질을 분비하는 술잔세포를 증식해 안구건조증 환자의 손상된 안구치료는 물론 항염증작용, 눈물량 증가 등의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에 착안 한 것이다. 먹는 약이지만 눈까지 높은 혈중농도로 도달해 안구건조증을 치료한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은 경구용임에도 중증 안구건조증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제품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신약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인 지트리비앤티 역시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트리비앤티가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GB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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