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과 함께 칠레에 진출한 국내 최대 비철금속기업인 LS니꼬동제련이 새삼 주목을 받고있다. LS니꼬동제련은 지난해 유럽과 일본 등 유수 기업들을 제치고 칠레에 귀금속 회수 플랜트 수출을 성사시켰다. 22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한-칠레 비지니스포럼’에서도 LS니꼬동제련과 한국남부발전이 현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혔다.
LS니꼬동제련을 이끌며 경영에 복귀한 구자홍 회장은 중남미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박 대통령과 함께 칠레에 머물고 있다. 온화한 성품과 글로벌 감각, 전문적 식견을 겸비한 구 회장은 칠레 현지에서 활발한 비지니스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홍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로 LS그룹의 탄탄한 형제경영과 온화하면서도 절제있는 오너십이 회자되고 있다. 그룹의 장자로서 그룹전체 회장을 역임한 구자홍 회장은 동생인 고 구자명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LS니꼬동제련 회장직을 맡았다.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회장 3형제 집안이 지분을 4:4:2로 나눠가지면서, 그룹의 큰 그림을 같이 그려가는 LS는 형제간 지분싸움을 벌이는 다른 그룹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LS그룹의 이런 전통은 ‘범LG가의 최고 어른’인 구태회(92) LS전선 명예회장의 철저한 가정교육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구자홍 회장의 부인인 지순혜 여사는 시아버지인 구태회 회장과 맏아들인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구자홍 회장 가족이 외국에 머물던 시기, 오랜만에 구태회 회장이 아들집을 방문했다. 지 여사는 식탁에 소박한 저녁식사를 차려내왔는데, 당시 초등학생이던 구본웅 대표가 포크로 밥을 먹으려 하자 구태회 회장은 엄하게 훈계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장손에게 “한국사람이 어디서 살건 한국말과 젓가락질은 잘 해야 한다. 젓가락을 제대로 쓸때까지 밥먹지 말고 익혀라.”라고 밥상머리 교육을 시킨 것.
지여사는 그날 밤 어린 아들을 앉혀 놓고 몇시간 동안 젓가락질을 가르쳤다. 젓가락을 마음대로 쓸수 있고 나서야 다음날 아침 삼대(三代)는 한 식탁에 앉아 오순도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대그룹의 오너 답지 않게 소탈하고 격의없는 LS 가문의 전통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을 그 동생과 아들들이 물려받아 아직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
재계단체 고위 관계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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