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한국 따라하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젠 소규모 생활용품은 물론 가전과 스마트폰, 자동차까지 전 산업영역에 걸쳐 ‘한국 제품 베끼기’가 횡행하고 있다.
지난24일(현지시간) 몰타에서 열린 국제 가전 박람회(IFA) 2015 사전 컨퍼런스에서도 하이얼이 LG전자의 세탁기·냉장고를 거의 그대로 베낀 제품을 전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이얼이 이번 행사에 내놓은 세탁기는 드럼이 2개 내장된 ‘뉴 하이얼 드럼 세탁기’다. 위 아래 개별 공간에서 세탁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지만 LG전자가 지난 1월 소비자 가전 쇼(CES) 2015서 선보인 ‘트윈워시 세탁기’와 비슷하다. LG전자는 트윈워시 세탁기로 CES 2015 행사장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각종 상도 휩쓸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이얼은 ‘T 도어 시리즈’ 냉장고를 내놓고 3개 쿨링 시스템을 갖춘 세계 최초 냉장고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냉장 하냉동’이라는 방식과 디자인 자체가 LG전자의 4도어 디오스 냉장고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ZTE가 해당 행사에 들고나온 블레이드S6도 삼성전자 갤럭시S6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0일 열렸던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도 중국 현지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대기아차의 산타페, 스포티지의 외관을 베낀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은 디자인을 참고만 했을 뿐 완전히 다른 모델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 제품을 노골적으로 베끼는 것은 삼성, LG, 현대기아차의 제품 인지도가 이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특히 중국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고가 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도 중국 특화 모델을 내놓고 바람 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얼이 내놓은 세탁기의 경우에는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은 제품을 모방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하이얼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트윈워시 세탁기는 서랍식인 반면 뉴 하이얼 드럼 세탁기는 드럼 두개를 나란히 배치한 방식으로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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