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대목을 맞았지만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특수는 사실상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백수오 파동 탓에 건기식 소비가 뚝 떨어진 대신 그 자리를 패션이나 잡화가 차지한 것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15일 전국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건기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에선 두자릿수 이상 매출감소율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 기간 건기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반면 잡화와 패션 매출은 9.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건기식 매출은 3.6% 줄어들었지만 남성 셔츠나 넥타이 부문 매출은 9.2% 늘었다. 이달 초 두 백화점의 전체 매출이 지난해 5월 초보다 8% 가까이 증가했던 상황에 비춰보면 건기식 매출 하락은 더욱 두드러지는 셈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건기식 매출 하락폭은 훨씬 크다. 이마트의 이달 1~15일 건기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했다. 그동안 건기식 매출 상승을 견인해왔던 홍삼이나 인삼 매출도 주춤해 판매량이 14.6%나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건기식 매출 감소폭은 더욱 커 -18%를 기록했다. 비타민과 홍삼도 모두 두자릿수 이상 역신장했다.
무엇보다 작년에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반값 홍삼 열풍이 불어 건기식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초에는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일요일과 나란히 붙어있는 황금연휴까지 구성하며 건기식 매출이 더욱 급증했지만 올해는 그같은 특수마저도 없었다.
건기식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가짜 백수오 파동이다. 일각에서는 백수오를 대신해 홍삼과 프로바이오틱스 등 다른 전통 건기식 매출이 반사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지만 백수오 파동의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마트 건기식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백수오 대신 홍삼이나 인삼을 더 많이 사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백수오와 함께 일반 건기식 자체에 대한 소비심리가 뚝 떨어져 버린 것 같다”며 “5월 건기식 대목을 이렇게 보내려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백수오 판매의 핵심 채널이었던 홈쇼핑의 경우에도 최근 한 달간 건기식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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