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기르면 비행정지?…중앙노동위 "처분 부당해"

【 앵커멘트 】
항공기 기장이 수염을 3cm정도 길렀다는 이유로 항공사가 한 달가량 기장의 비행을 금지시킨 일이 있었는데요.
이 같은 항공사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최인제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아시아나 기장 이 모 씨는 우연히 안전운항부문 상무와 마주쳤습니다.

이때 상무는 이 기장이 장기 휴가로 자연스럽게 3cm정도 자란 턱수염을 보고선 소속 팀장을 통해 면도를 지시했습니다.

이미지를 실추시키므로 남자직원은 수염을 길러선 안 된다는 임직원 근무 복장 규정에 따른 지시였습니다.

그런데 이 기장은 외국인 기장과는 달리 수염을 기르지 못하게 하는 건 차별이라며 면도를 거부했습니다.

소속 팀장은 이 기장에 대해 29일간 비행 일정을 빼버렸고, 이 기장은 3백만 원가량의 비행수당을 못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기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고 결국 비행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정을 받아냈습니다.

▶ 인터뷰(☎) : 홍형주 / 중앙노동위원회 과장
- "술을 마셨다거나 과로했다거나 해서 승객의 안전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비행에서 배제하는 게) 합당하겠지만, 수염을 길렀다는 이유로 이렇게 비행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과했다…."

아시아나는 아직 이번 판정에 대해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