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한꺼번에 많은 사람에게 옮긴 ‘슈퍼전파자’에 의한 감염은 일단 멈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선이 복잡한 3차 감염자에 의한 추가 감염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감염 확률은 낮아진 반면 언제 어디서 감염될 지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접어든 것이다. 한마디로 메르스 사태가 전면전에서 국지전으로 전개되는 국면이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하루새 추가 확진자가 3명 발생해 누적 165명이 메르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두번째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남·35)가 머물렀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는 더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다른 경로에 의한 4차 감염자가 속속 나타났다.
특히 대책본부는 76번 환자가 들른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76번 환자는 지난달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감염된 후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들른 후 건국대병원에서 격리됐다가 지난 10일 사망했다. 이 환자는 구급차 운전사와 동승자, 건국대병원 같은병실 입원자의 보호자,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 의사를 감염시킨 데 이어 165번 환자(남·79)마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감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달 5일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165번 환자가 9일 증상 발현 이후 16일까지 2~3일 간격으로 이 병원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점이다. 대책본부는 이 기간동안 투석실을 이용한 환자 111명을 격리 조치하고 있다. 투석실은 병상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치료시간이 통상 4시간 정도로 길어 추가 감염 우려가 높다. 황원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장 투석을 받는 환자들의 면역력은 말기 암 환자들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요독증 등에 감염되면 폐렴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평택 경찰인 119번 환자(남·35)가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119번 환자가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할 당시 병동 간호사였던 163번 환자(여·53)가 10일부터 격리돼 있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9번 환자는 고열 증상이 나타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평택경찰서와 평택박애병원, 아산보건소, 아산충무병원, 서울의료원, 천안단국대병원을 차례로 들렀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달 12~15일 두명의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16일 발열 증상을 보여 164번째 확진자(여·35)가 됐다. 앞서 X선 기사도 메르스 환자를 촬영하다 감염된 바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17일 이전에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에 대한 개인보호구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해 이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 추가 감염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의 일환으로 전직원에 대해 순차적으로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 메르스 확진자에 대한 노출빈도가 높은 지난달 27~29일과 이달 2~10일 삼성서울병원 외래·입원환자 및 동행자에 대한 전화상담과 신고접수를 진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확진자 가운데 추가 감염자를 발생할 우려가 있는 환자는 이송요원 137번(남·55), 의사 138번(남·37), 외래 환자 141번(남·42)이다.
137번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발현된 이달 2~9일 주로 병동에서 사람들과 마주쳤다. 하지만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환승역인 교대역을 거쳐 3호선 일원역까지 매일 출퇴근했고, 지난 5일 아들의 외상 치료를 위해 서울시립보라매병원 응급실에 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본부는 이 환자와 관련한 자가격리자를 1195명까지 늘렸다. 138번 환자는 발열 증상이 있기 전인 이달 10일 오전에 환자 2명을 검사했다.
지난달 27일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41번 환자는 이달 5~8일 제주 여행을 한 이후 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대책본부는 예방 조치
[조시영 기자 /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