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음악 시장의 판도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지난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이 발표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 때문이다.
애플은 오는 30일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월 9.99달러(약 1만1000원)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최대 6명의 가족은 월 14.99달러(약 1만6000원)로 사용 가능하다. 첫 3개월간은 무료로 제공된다. 애플의 기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해 인수한 ‘비츠 뮤직’의 서비스를 개편해 유명 디스크자키(DJ)들이 운영하는 글로벌 라디오 ‘비츠 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아티스트들이 소셜미디어 등 여러 수단으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커넥트’도 내놓는다.
애플은 불법 음원이 판치던 음악 시장을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판매 방식으로 재편한 바 있다. 그런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은 이제 음악의 소비가 스트리밍 방식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지난해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글로벌 음악 시장은 스트리밍이 다운로드 서비스를 대체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 뮤직의 등장은 선발 스트리밍 업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미국 내 음악 스트리밍의 선두주자인 스포티파이는 위기감에 애플뮤직이 발표된 지 이틀만에 갑자기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유 음원 숫자 뿐만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애플이 경쟁력을 더 갖기 때문이다. 개인의 이용료는 비슷하지만, 가족요금 상품은 애플은 14.99달러인 반면 스포티파이는 29.99달러다.
게다 애플은 8억명이 넘는 아이튠즈 사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갖고 있어 곧바로 요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6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들 중 5500만명 가량은 광고를 보고 무료로 음악을 듣는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다.
애플 말고도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도 일본에서 ‘라인 뮤직’을 출시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인 뮤직은 30일 간 총 20시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500엔(약 4500원) 상품과 1000엔(약 9000원)으로 30일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는 상품을 서비스중이다. 라인 뮤직은 출시 이틀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해 순항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먼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밀크 뮤직’을 선보인 바 있다. 기본적으로 무료 서비스이지만, 월 5000원으로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그러나 삼성은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밀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분간 한국에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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