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환경정보센터 칼 토마스 연구원은 NOAA가 수집하고 있는 전 세계 온도 데이터와 최근 급작스럽게 뜨거워지고 있는 북극 온도를 측정한 결과 21세기 들어 지구는 꾸준히 뜨거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20세기 중반만 해도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낮아져 빙하기에 접어드는 것은 아닌지 염려했다. 지구는 수백년을 주기로 온도가 조금씩 오르거나 내린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 양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지구온난화는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1985년 유엔환경계획이 “이산화탄소로 온실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지구온난화는 기정 사실화가 됐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돌발 현상이 일어났다. 1998년 이후 지구 기온 상승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물론 이 상황에서도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 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학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기후 변화모델을 적용해 이런 현상을 해석하려 했다. 반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지구온난화는 과장된 이론”이라고 역공했다.
기상학자들은 화산 활동으로 발생한 입자가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주장으로 지구온난화 ‘멈춤’ 현상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분명한 해석을 하지는 못했다. 유엔 산하 국제협력기구인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는 결국 2013년 발간한 제5차 보고서에서 “1998년 이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적시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지구온난화 멈춤(Global Warming Hiatus)’이라고 부른다.
NOAA 연구진은 과거 15년간 데이터를 새로 분석하고 북극 온도 변화를 반영한 결과 200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 멈춤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는 여전히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연구진은 해양 온도 변화에 대한 오류를 수정하는데 집중했다. 해양 온도는 부표를 띄어 측정하거나 선박 엔진에 센서를 장착한 뒤 엔진으로 물이 들어올 때 관찰하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관측 방법 특성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줄이고 대양 온도를 대표할 수 있는 가중치를 넣어 평균 기온을 산출했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온도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극 지역 자료를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지구온난화 멈춤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2000~2014년 동안 지구 기온은 0.116도 상승했으며 이는 1950년대 이후 온도 변화와 비교했을 때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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