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제1회 국제 우주쓰레기 처리’ 회의를 개최했다. 당시는 전 세계 수백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우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7년이 지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우주개발 선진국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우주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그물 활용, 레이저 요격, 청소 위성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 실제 투입을 앞두고 있는 게 그물을 활용한 우주쓰레기 제거다.
스위스 로잔공대는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클린스페이스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클린스페이스원은 갈고리 형태 위성으로 일종의 청소 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운용이 끝난 위성 근처로 다가가 붙잡은 뒤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마찰열로 불타 사라지는 임무를 맡고 있다. 자신의 몸을 불살라 우주쓰레기를 처치하는 특공대인 셈이다.
초속 수㎞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위성을 갈고리로 붙잡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고안되고 있는 게 그물이다. 유럽우주국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그물을 활용한 우주쓰레기 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예틸 윈즈 ESA 연구원은 “로봇팔, 작살 등을 논의했지만 그물을 활용한 제거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검증 실험을 거쳐 2021년께 실제 우주에서 작업을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리는 간단하다. 그물이 달린 작은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린 뒤 그물을 펼친다. 그물에는 전기가 통하는 금이 붙어 있는데, 지구의 자기장과 반응해 반발력이 생긴다. 바로 이 힘을 활용해 그물 근처에 있는 쇠붙이와 같은 우주쓰레기를 쓸어담게 된다. 이후 그물은 우주쓰레기와 함께 지구로 떨어지면서 연소돼 사라진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4월 레이저를 활용해 우주쓰레기를 태우는 기술을 제안했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우주에서 지구로 향하는 고에너지 입자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EUSO망원경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이용해 우주쓰레기 위치를 포착한 뒤 레이저를 쏴 우주쓰레기의 고도를 낮춰 지구로 떨어지게 하자는 게 JAXA 구상이다. 에비수자키 도시카즈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은 “EUSO는 넓은 시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 떠다니는 작은 쓰레기를 찾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미항공우주국(NASA)도 레이저를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연소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레이저를 활용한 방식은 무기화 가능성이 있어 국제사회 협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공군은 이미 1990년대 레이저빔을 활용해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오리온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국제사회 반발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밖에 위성에 ‘돛’을 달아 수명이 다했을 때 펼친 뒤 태양풍을 이용해 지구로 낙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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