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3일 투자자들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서 각국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투자자들 결정에 지침을 제공하는 회사다.
ISS는 보고서에서 “비록 거래조건이 한국 법률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이 거래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심각하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지분 등 보유 자산가치가 큰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제일모직의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시가를 기준으로 1대 0.35로 결정된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는 불리함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7조8000억원이 넘는 삼성물산의 순자산을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에 아무런 보상없이 우회 이전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해왔다.
ISS는 양사 합병 이후의 수익 전망도 ‘지나치게(hugely)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ISS는 “경영진이 주장하는 양사 합병 시너지는 대부분 제일모직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일모직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라면 단순히 제일모직에 투자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결권 자문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 ISS의 의견은 외국 기관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의 1대 주주로 이번 합병의 성패를 사실상 좌우할 국민연금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ISS의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자문시장 2위 업체인 미국의 글래스 루이스도 앞서 지난 1일(미국 시간)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권고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한편 삼성물산 측은 “ISS 보고서가 경영 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기대효과,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의도 등 중요한 사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정당하고 적법하게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일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의 법원 결정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라며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롭고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당하고 적법하게 합병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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