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가 글로벌 미래산업 트랜드와 한국의 신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GE는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조명회사를 모태로 탄생한 제조업체로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는 대표적인 회사다.
GE의 마르코 아눈지아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8일 “한국은 디지털을 비롯한 견고한 인프라와 우수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이 혁신의 물결을 잘 활용한다면 미래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아눈지아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코엑스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GE는 이날 ‘한국의 퓨처오브워크 (The Future of Work, 산업과 일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이 신생 중소업체들의 혁신을 발판으로 성장해 간다면 글로벌 리더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한국이 첨단 기술과 네트워크로 재무장해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운용 효율을 극대화하면 ‘빠른 추격자’로서의 지위를 재탈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눈지아타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위해 먼저 산업인터넷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와 산업기계를 결합해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도구로 생산시설 효율성을 극대화하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GE의 시스트림 인사이트(SeaStream Insight)라는 해양정보포털은 원거리에 있는 장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최적의 항로를 찾아낸다. 선박의 동적 위치 유지 기술, 선박 제어·자동화 기술, 다중의 데이터 스트림을 유연하게 관리하는 기술 등을 통해 선박의 가동시간을 20%나 증대시킬 수 있다. 돌발적인 가동 중지 때문에 시추선 한대당 연평균 1200만 달러 손실을 겪고 있는 선주에겐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는 셈이다.
빌 루 GE소프트웨어센터 부사장은 “항공 분야에선 지연 또는 출항 취소가 발생할 때 하루 4500만 달러 손실이 나고 있고, 원유나 가스 시추도 1주일 동안 관리 시스템이 다운된다면 700만 달러 손해가 생긴다”며 “산업 인터넷을 통해 기계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큰 경제적 이득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D프린터 같은 첨단제조기술도 중요하다. 특히 신생 중소기업들도 큰 자본없이 직접 제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변화다.
다니엘 머펠드 GE 글로벌 리서치 전무는 “인터넷 엑세스만 있으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누구나 성공적인 제조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생산시설과 거대자본을 가지고 있는 쪽만 제조 기업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이디어, 인터넷 엑세스, 3D프린팅 정도만 가지고 있으면 자신들의 사업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GE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다른 중소기업이나 대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다면 혁신을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현재 한국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이 어렵고, 협상 능력이 떨어져 여러 어려움 겪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극복돼야 한국경제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GE는 해양, 에너지, 항공, 헬스케어 영역에서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 벤처캐피털을 적극 조성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인류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크라우딩소싱과 대기업-중소기업, 산학간 개방형 협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개방형 협업이 혁신속도를 빠르
하지만 GE 이노베이션 바로미터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기업들이 협업에 기울이는 관심이 오히려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학계나 대기업과의 협업이 크게 부족했고, 한국의 기업 간 기술협력 수준은 60개국중 39위에 그쳤다.
[전범주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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