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니스프리 수퍼 화산송이 클레이 무스 마스크 |
국내 화장품 업계를 이끄는 두 축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제주 쟁탈전이 치열하다.
한방 화장품과 ‘쿠션화장품’분야에서 대립하며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두 회사가 이번에는 제주도를 두고 맞붙은 것이다. 경쟁적으로 ‘제주’를 강조한 제품을 론칭하고 관련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데, 제품 성분도 ‘화산송이(아모레퍼시픽)’와 ‘화산토라인(LG생활건강)’ 등 비슷한 콘셉트로 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제주도 이미지를 선점한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창업주인 故 서성환 회장이 1979년 제주도 330만100만평 규모의 녹차밭을 일구면서 제주도와의 인연이 시작됐으며, 이후 제주녹차 박물관인 ‘오설록’과 제주 기반 화장품을 표방하는 ‘이니스프리’를 론칭,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이니스프리는 ‘깨끗한 자연 화장품’에 목마른 중국인 관광객들의 갈증을 ‘청정 제주’ 이미지로 풀어내리며 인기를 얻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에서 재배한 유기농 녹차, 유채꿀 등을 화장품의 주 원료로 사용해왔고, ‘화산송이’라는 독특한 재료로도 제품을 만들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다음카카오와 함께 1000억원을 투자, 제주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드는 등 ‘제주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은 회사 자체로는 제주와 큰 연이 없다. 그러나 워낙에 제주의 이미지가 ‘청정’‘친환경’등으로 좋은데다가, 이를 적용한 화장품들이 잘 팔리고 있어 2010년 인수한 더페이스샵 브랜드로 제주도의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주의 흙, 물, 씨앗, 열매를 주제로 한 제품 11종을 내놓은 더페이스샵은 최근 ‘제주 화산토 라인’ 6종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가 ‘제주 화산송이’를 강조하며 꾸준히 마케팅을 한 것을 생각하면 비슷한 느낌으로 접근, 아모레퍼시픽을 겨냥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LG생활건강은 자사브랜드 비욘드를 통해서도 지난달 ‘제주 대나무 수딩젤’을 출시하는 등 제주 관련 화장품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를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두 회사가 이처럼 제주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결국 매출 때문이다. 제주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 제주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매출은 4567억원으로 2011년보다 무려 225% 증가했다. 2011년 9.87%였던 이니스프리의 브랜드숍내 시장점유율은 17.28%로 7.41%p 상승했다.
여기에 직접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도 많아지면서 제주 화장품 판매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인들에게 제주도는 청정섬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만6818명으로 전년동기의 24만811명보다 6.6% 증가했다. 특히 이 때 제주도에 방문한 외국인 100만3538명 중 84.9%인 85만명이 중국인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제주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모레퍼시픽과 제주도의 인연은 1970년대 고(故) 서성환 전대 회장때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며 “화장품 이외에도 오설록 차 박물관, 제주티하우스 등을 운영하며 제주도 브랜드의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이 제주도를 기반
[조성호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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