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붐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메디톡스, 메디포스트, 신라젠, 씨젠, 제넥신, 퓨쳐켐,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다.
메디톡스는 2000년 한국 과학기술원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선문대 미생물학과 교수 출신인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대학원 시절부터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연구에 매진했고 동료들과 함께 메디톡스를 세웠다. 메디톡스 창업 당시 보톡스 개발의 핵심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여러 차례 실패를 딛고 일어선 메디톡스는 세계 4번째로 보톡스 상업화에 성공했다. 최근 세계 최대 보톡스기업인 앨러간에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수입산을 밀어내며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도 40%를 달성해 ‘후발주자의 반란’을 보여줬다.
탯줄혈액(제대혈) 은행을 통한 조혈 모세포 공급과 탯줄 혈액 간세포에서 특정 조직세포로 분화하는 사업을 주요 아이템으로 하는 메디포스트는 삼성서울병원 조교수였던 양윤선 대표가 지난 2000년 설립했다. 이식면역학 박사이면서 병원 근무당시 임상병리과 근무 경험을 통해 쌓은 실력을 비즈니스계에서 선보이자는 의도였다. 양 대표는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수많은 역경과 부침 속에서도 생명공학 연구의 한 길을 걸어왔다”며 “향후 15년은 세계로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항암 백신을 개발하는 신라젠은 치과의사 출신의 문은상 대표가 설립했다. 신라젠은 유전자 변형을 가한 박시니아 바이러스(우두 바이러스)를 활용해 간암을 치료하는 펙사벡(JX-594) 개발에 성공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에 대해 지난 4월 미 FDA로부터 글로벌 임상 3상을 허가받고 전세계 21개국 120개병원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 들어갔다. 신라젠은 향후 유방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 치료제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세계적인 생명공학기업인 암젠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바이오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씨젠은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 출신인 천종윤 대표가 삼촌으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아 지난 2000년 설립했다. 천 대표의 삼촌은 애니콜 신화의 주역으로 삼성 사상 최고의 연봉을 받았던 천경준 전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사장이다. 천 대표는 세상에 없는 시약, 새로운 진단기술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새로운 유전자 증폭 기술인 ACP 기술에 이어 한 번의 검사로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DPO 기술도 개발했다. 천 대표는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분자 진단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지난 1999년 포스텍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가 주축이 돼 학내 바이오벤처로 설립됐다. 대학에서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의 원천기술인 ‘하이에프씨(hyFc)’ 기술을 이전받은 이 회사는 자궁경부암 DNA백신기술의 독점권을 획득 후 설립 10년 뒤인 2009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단백질 의약품 중심의 R&D(연구개발)를 진행하고 있다. 성 대표는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인 슈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며 “제넥신만의 차별화된 원천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퓨쳐켐은 지난 1999년 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지대윤 대표(서강대 화학과)가 설립한 방사성의약품 개발업체다. 지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사업’을 위해 선정한 14개 융합연구단 중 하나인 첨단의료기기사업본부 본부장 겸 PET 방사성 의약품 연구단 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퓨쳐켐은 지난 7일 알츠하이머 진단용 신약을 개발해 내년부터 생산한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네번째 아시아에서는 첫번째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 2000년 LG생명과학 출신인 조중명 대표가 창업한 기업이다. 조 대표는 LG생명과학 연구소장을 16년간 역임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설립 이후 14년간 계속 적자를 냈다. R&D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적자가 계속됐지만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벤처캐피탈들이 투자를 하면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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