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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일본 기업?···종잣돈 日서 왔지만 국민이 키웠다

기사입력 2015-08-06 16:35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몰이식 비판이 마녀사냥처럼 번지고있다. 일본에서 성장한후 한국에 진출해 재계5위로 큰 롯데가 사실상 정부의 특혜로 오늘에 이르렀다는 비난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를 일본기업으로 비판하고 특혜로 성장했다는 비난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롯데는 요즘 일본에서는 한국기업으로, 한국에서는 일본으로 비난받으며 ‘샌드위치’ 신세다. 심지어 중국에서도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면 저제일화(抵制日貨·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6일 한 재계 관계자는 “전후 피폐했던 나라를 부흥시키려했던 박대통령의 뜻에 따라 조국에 기여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에 들어와 사업을 일군것이고 그 과정에서 정부지원도 있었을 것”이라며 “평생을 바친 기업인의 열정과 맨주먹으로 수십만명을 먹여살리는 기업으로 일궈놓은 성과마저 마치 특혜로 만들어진 사상누각처럼 싸잡아 호도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모국이 위기에 닥쳤을 때 마다 손을 내미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롯데가 한국에 진출하기 전인 1951년 한국 전쟁 발발로 해외에 나가있는 한국은행들이 ‘뱅크런(Bank run)’을 겪고 있던 당시 재일사업가인 신 총괄회장은 한국은행 동경지점에 약 6000만엔(약 5억 6000만원)을 예금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거액으로 이를 계기로 신총괄회장은 당시 도쿄 지점장이었던 고(故)유창순 전 국무총리와 막역한 사이가 됐다. 1997년 말 IMF(국제금융기구) 외환위기때에도 정부가 외자유치에 혈안이 됐을때, 신 회장은 재계인사로는 처음으로 2000만 달러(약 234억원)를 출자하고 5억 달러(5861억원)의 외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특혜로 성장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일단 롯데그룹측은 지난 1967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 자체가 특혜라는 주장부터 강하게 반박한다. 신총괄회장은 사사에서 “한·일 수교로 모국 투자길이 열리자 당시 정부는 내게 종합제철소를 지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후지제철소(현 신일본제철)의 도움을 받아 설계도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직접 제철소를 짓겠다고 했다” 고 회고했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당시 신총괄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인이었지만, 신일본제철에 직원으로 입사해 제철기술도 배웠다”고 말했다.
롯데출신 한 퇴임 임원은 “반도호텔 인수도 그렇고, 잠실용지 매입도 그렇고, 롯데의 성장과정을 보면 정부의 ‘특혜’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떠넘기기’였다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러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 등 전언에 따르면 롯데의 반도호텔 인수과정은 정부의 개입에 의한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신 총괄회장에게 “관광공사가 경영하는 반도 호텔이 적자 때문에 큰 곤란을 겪고 있으니 더이상 국영 기업체에 맡겨두어서는 안되겠다”며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 비용을 감당할 만한 국내 기업이 사실상 없었던 때문이다. 당시 관광공사에서 추정한 서울 중심부 반도호텔의 매각 대금은 약 42억원으로 쌀 70만 가마니 분량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강남 노른자위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도 1970년 당시 비가오면 90%가 침수되는 모래섬으로 ‘잠실도(島)’라고 불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부와 처음 손을 잡았던 율산이 부도가 나고, 뒤이어 사업을 재개해 보려던 한양쇼핑도 위기에 빠지자 결국 정부가 다시 롯데에 ‘SOS’를 쳤다. 롯데는 이 용지를 매입해 잠실에 롯데타운을 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가 이처럼 한국에서 고속성장을 한 것은 당시 외자기업에대한 정부지원도 있었지만 탄탄한 자금력도 큰몫을 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롯데호텔은 서울과 부산, 롯데월드 등의 건설을 위해 상당한 금액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과거 한국의 시장금리는 18~19%에 달한 반면, 일본 은행의 대출 금리는 4~8%로 훨씬 저렴했다. 롯데는 경쟁사인 신세계, 미도파등이 고금리 자금을 끌어 쓸때 일본의 저금리 자금을 끌어올 수 있었다. 그 통로가 롯데호텔이었다.
덕분에 IMF외환위기 당시 계열사를 정리하며 몸집 줄이기 나선 타 경쟁사들과 달리 롯데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 한개도 계열사를 정리하고 않았고 오히려 그랜드 백화점, 로손편의점, 해태음료, 제일 제당 음료부분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 했다. 호텔롯데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일본으로 옮기는 ‘통로’가 아니라 오히려 오늘날 롯데그룹을 키운 종자돈을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통로였던 셈이다.
롯데는 관광산업이 주목 받지 못하던 1970년대에 해외 호텔의 노하우를 전수 받고 로열티를 지불하는 , ‘쉽게가는 길’ 대신 자체 운영방식을 도입해 롯데호텔을 독자적인 힘으로 건립했고 아시아 최대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건립해 ‘관광한국’의 단초를 만들었다. 제과, 호

텔로 시작한 롯데는 이제 80여개 계열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전세계 2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일본 자본을 들여와 한국에 씨를 뿌렸지만, 지난 48년간 우리토양에서 성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 팀장 = 김주영 차장 / 손일선 기자 / 손동우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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