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7월 취업시장에도 냉기가 이어지면서 취업을 아예 포기하는 구직단념자 수가 한달새 5만명 가까이 늘어었다. 취업자 수 증가규모도 30만명 대에 그치며 기대에 못미쳤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구직단념자 수는 48만6700명으로 전월에 비해 4만6400명 증가했다.
7월 구직단념자 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1월 이후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2014년 3월 33만4100명대였던 구직단념자 수는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1월에는 통계집계 후 최대 규모인 49만1500명까지 늘었다. 이후 올 4월 39만5400명까지 줄었지만 5월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의 구직단념자 수 증가가 눈에 띈다. 여성 구직단념자 수는 21만4800명으로 통계집계 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심원보 통계청 과장은 “구직단념자는 일거리가 없거나 적합한 경력이나 일자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해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계절적으로 7월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청년 취업문제 뿐 아니라 메르스 사태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7월 취업자 수는 263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만6000명이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규모는 3월까지 30만 명대를 유지했지만, 4월 20만 명대로 내려앉은 뒤 5월(37만9000명)부터 반등한 뒤 3개월째 3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경제가 살아나면서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증가규모가 미약한 수준에 머문 것이다. 제조업 부문이 17만 명 늘어나 취업자 수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농림어업과 금융보험업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은 21만명이 늘었지만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증가세는 둔화됐다.
실업률은 3.7%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청년 실업률은 9.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이는
단시간 근로자로 일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추가취업 희망자와 취업준비생 등 사실상의 실업자를 반영한 ‘체감 실업률’은 11.3%로 집계됐다. 심원보 과장은 “음식·숙박업·예술공연 분야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한 것은 메르스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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