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주가와 통화가 급락하고 부도 위험은 급등했습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부도 위험이 한 달 만에 최고로 커졌고, 주가와 통화 약세도 두드러졌습니다.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전날 기준)은 57.56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습니다.
부도 위험 지표인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8일(58.89bp)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이 올랐습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전격 인하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0일보다 4.08% 올랐습니다.
아시아 주요 16개국 가운데 같은 기간 한국보다 CDS 프리미엄 증가율이 높은 곳은 태국(7.71%)과 말레이시아(3.73%) 뿐입니다.
필리핀(2.46%), 인도네시아(2.40%), 사우디(1.68%), 카타르(1.19%)와 패닉의 진원지인 중국(1.28%)의 CDS 프리미엄 증가율은 한국보다 낮았습니다.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도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매우 취약했습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원 오른 1,190.8원으로 마감해 원화 가치가 크게 낮아졌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2011년 10월 4일(1,194.0)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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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는 아시아 11개국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2.84%), 말레이시아 링깃(-2.83%) 다음으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대만(-2.20%), 싱가포르(-2.07%), 인도네시아(-1.83%), 인도(1.49%) 통화는 1% 이상 내렸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 역시 대부분 약세를 보였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가 5.67% 급락하며 11개국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2.68%)와 홍콩 항셍지수(-2.46%), 대만 가권지수(-2.16%)도 2%대의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와 베트남 호찌민 지수는 각각 1.99%, 1.67% 내려갔고, 한국 코스피는 '위안화 쇼크'에 이틀간 1.38% 떨어지면서 2,000선을 내줬습니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위안화 절하에 충격을 받은 것은 역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한 것이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번 조치가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KTB투자증권의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중국
허재환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이후 중국 무역흑자는 확대됐고 한국, 태국 등의 무역수지가 크게 나빠졌다"며 "위안화 절하는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자산에 나쁘게 작용한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