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메르스 때문에 2개월 가량 여행을 미뤘다가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시작된 14일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로진팡(露金芳)씨와 친구들은 화장품 매장에서만 일인당 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했다. 주로 방문한 곳은 설화수 등 한국화장품 매장. 그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행사를 진행해 오히려 예상보다 더 많이 지출한 것 같다”며 웃었다. 16일 정오 서울 소공동 롯데 영플라자 앞도 간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들과 대형 관광버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6월에는 하루에 많아야 한대의 관광버스가 들어올까 말까였는데, 동시간대 15대의 관광버스가 주차돼있다는 것은 사실상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과 15일 명동 쇼핑거리도 북적였다. 특히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랜드그룹의 로엠, 미쏘, 스파오 등 명동점은 모처럼 한국을 찾은 중국인 손님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난달에 비해서는 두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고, 작년과 비교해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됐다”면서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코리아그랜드세일 이틀 실적만 놓고 보면 ‘메르스효과‘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메르스로 한국으로의 발길을 끊었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고 있다. 당초 8월 하순으로 예정됐던 ‘코리아그랜드세일’을 14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계기로 앞당겨져 각종 혜택이 늘어난데다가, 소비침체로 비틀거리던 백화점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서서히 몰리고 있는 것. 매일경제가 16일 백화점 3사의 14~15일 양일간 매출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본 결과 롯데백화점은 16.3%, 현대백화점은 18.1%, 신세계백화점은 26.9%가 늘어났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덕이 컸다.
현대백화점에서 중국인들이 주로 결제에 사용하는 은련카드 매출을 분석해보니 중국인 고객은 작년 동기대비 무려 64.5%나 늘었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마케팅팀장은 “지난 14~15일은 8월 들어 가장 많은 고객이 몰렸던 기간이었다”면서 “메르스 종식 이후 소비여력이 큰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한 중국인 관광객 방한이 큰폭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전기밥솥 쿠쿠 매장의 최용미 매니저(41)는 “6월 말부터 7월초까지는 고객이 많아야 하루에 1~2명에 불과했는데, 이번 주말 관광객이 대거 들어오며 작년 매출의 80% 수준까지 회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의 설화수 매장에는 모처럼 30여명의 중국인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줄을 섰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미샤 매장에서 일하는 김수진(41) 씨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세일시즌에 맞춰 여행일정을 잡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주말에도 손님이 꽤 많이 왔다”며 “지난 금요일 이후 중국인 고객이 20~30% 늘었다”고 설명했다.
14일 임시휴일 지정으로 내국
[박인혜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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