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클로렐라 등과 함께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이끌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분야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배변 활동을 돕는 유산균 본래 기능뿐 아니라 아토피 등 각종 피부질환 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형태로 나오는가 하면 한우나 닭 사료에까지 투입될 정도로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건강식품으로 나온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은 대부분 캡슐이나 분말 형태로 돼 있어 기존 요구르트 등 발효유보다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낸다. 2011년 유럽산 수입품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이후 트렌드가 크게 달라졌다. 수입 유산균주 대신 김치나 장(醬), 젓갈 등 국내 전통식품에서 추출한 소위 ‘한국형 유산균’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말 김치에 들어있는 유산균주 3500개를 전수 조사해 이 가운데 피부 아토피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133번째 균주를 추출해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피부유산균 CJLP133’을 분말형태 건강식품으로 출시했다. 이 분말을 물이나 우유, 요구르트 등에 타서 매일 먹으면 피부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 제품이 한국 고유의 김치에서 유산균주를 뽑아내 피부 특화 제품으로 만든 건 주목할 만한 시도였다. 지난해 이 상품으로 매출 150억원을 올린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또 다른 김치 속 유산균주를 발견해 신제품을 내놓으며 올해 프로바이오틱스 매출 규모를 500억원으로 대폭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 신제품은 243번째 균주를 활용했다고 해서 이름도 ‘바이오 장유산균 CJLP243’으로 지어졌다.
장유산균 제품은 앞선 피부유산균 제품과 달리 배변 활동과 장 트러블 개선, 스트레스성 설사 완화 등의 기능에 특화돼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한국식품영양과학회 심포지엄에서 다른 동물성 유산균주와 다른 김치 유산균주만의 특성을 바탕으로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김치 유산균이 강한 산도의 위 속에서도 잘 죽지 않아 장까지 더 많이 살아 도달한다는 점이 연구 결과로 입증된 것이다. 여말희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에 충분히 도달할 만큼 생명력이 강한 김치 유산균은 흰쥐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모두 장 건강 개선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 쎌바이오텍은 2012년 개발한 ‘듀오락’ 제품으로 유명하다. 일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단일한 유산균주를 사용하는 반면 듀오락은 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등 여러 유산균을 섞은 ‘복합균주’ 제품으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사용하는 유산균이 늘어날수록 원활한 배변 활동에 더 큰 효과를 낸다. 이 제품은 김치뿐 아니라 젓갈, 심지어 신생아 변에서까지 유산균을 뽑아내 상품화했다.
특히 쎌바이오텍이 최근 개발한 유산균 발효액은 일선 농가에도 공급되고 있다. 이 액은 말 그대로 유산균을 배양해 만든 발효액으로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최근 이 발효액을 김포한우협회와 공동으로 한우에 섭취시킨 결과 한우 소화가 촉진되고 사료 섭취량이 1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효액을 먹은 한우의 체중이 그만큼 불어난 것이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식용 닭과 친환경 농작물 재배에도 유산균 발효액 효과가 입증돼 이를 일선 농가에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발효유 강자인 한국야쿠르트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바이오리브 장건강 프로바이오틱스’를 올해 5월 출시하며 건강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제품 역시 서양인에 비해 1m가 더 긴 한국인 장 체질에 맞춰 100억마리 프로바이오틱스를 조합해 만들었다. 특히 이 제품은 상온에서 유통·보관되면서 생균이 사멸되는 점을 감안해 제품에 제조일자를 표시하고 유통기한도 다른 제품(1년가량)보다 훨씬 짧은 6개월로 크게 단축시켰다. 한국야쿠르트는 피부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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