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고 치료해온 할머니 의사가 있습니다.
돌본 아이들만 6만 명이지만, 이 할머니 의사는 여전히 청진기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진희 기자가 홀트아동복지회의 조병국 원장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누워있는 장애 아동의 얼굴 여기저기를 살피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의사, 조병국 원장.
"여기 좀 보세요. 여기 좀 봐요."
1933년생인 조 원장은, 6.25로 두 동생을 잃자 아픈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는 생각에 소아과 의사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조병국 /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 원장
- "(6·25 이후) 진짜 뼈하고 가죽밖에 안 남은 아이들이 들어왔고, 영양실조와 빈혈이 심했어요. 그래서 수혈하고 남는 피는 영아원 아이들에게…."
그렇게 버려지고 아픈 아이들을 돌본 지 벌써 54년째.
열악한 의료 시설도 조 원장에겐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조병국 /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 원장
- "약은 AKF한미재단에서 얻어다 쓰고 수액도 얼마나 아끼면서 썼는지 몰라요. 이 아이 하나 맞고 그다음에 또 다른 아이 맞고…."
조 원장의 손에서 건강해진 아이들은 해외로 입양됐습니다.
여든이 넘도록 청진기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 인터뷰 : 조병국 /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 원장
- "보낸 아이들은 많은데, 집에 있으면 만날 기회가 없잖아요. 여기 있으니 아이들이 봉사 오거나 모국방문을 오니까…."
이런 노고를 인정해 중외학술재단에서 성천상과 상금 1억 원을 부여했지만, 조 원장은 모두 아동 의료에 보탤 예정입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