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후속 대책으로 메르스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응급실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는 방안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한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2일 이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백신 개발에 앞으로 5년 동안 410억 원을 지원하고 응급실 확장과 음압격리병동 설치 등 병원 인프라스트럭처 개선에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전임상까지 완료된 메르스 백신 개발에 총 410억원을 투자한다. 백신 개발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협력해 추진한다. IVI는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설립해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기구다.
송 원장은 “서울삼성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감으로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메르스 재발을 막는데 확실히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백신 개발에 지원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응급실과 간병 문화 개선 등 병원 구조와 시스템 개편안도 제시했다.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응급 환자들이 30분 내에 첫 진료를 마치고 6시간 내에는 입·퇴원할 수 있도록 진료 과정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응급실 모든 환자가 처음 진료를 받을 때 전공의(레지던트)가 아닌 전문의가 진료하도록 바꿀 방침이다. 아울러 1, 2차 의료기관과 협력해 응급환자 대처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규모도 내년 3월까지 현재의 1.6배 정도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응급실 병상을 1인실화하는 격벽 설치, 응급실내 음압격리병상 11실 설치 등은 이미 완료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호흡기 감염병 환자 입원 치료를 위한 음압격리 병동을 설치해 이 병동 안에 최소 10개 이상 음압격리병동을 확보할 예정이다.
진료 영역별로 구역을 나눠 일반 환자와 감염 환자 동선을 분리하고, 과밀화 해소를 위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보호자는 1명으로 제한된다. 일반 병실 간병 문화도 개선될 수 있도록 등록된 방문객만 병실 출입하도록 하고 하루 면회객은 환자당 2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병원 내 감염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 모든 병동 입구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밖에 감염내과, 감염소아과 등 감염 진료과와 감염관리실을 통합한 ‘감염병 대응센터’를 운영하고 병원 감염
송 원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이번 후속 대책을 성실하게 수행해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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