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 문화사업 부문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
이채욱 CJ대표이사는 2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CJ그룹 문화산업 20주년 미디어 세미나'에 참석해 한류 산업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CJ그룹에서 문화사업을 맡고 있는 CJ E&M, CJ CGV, 헬로비전 등 비유통 계열사 임원진 전원과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CJ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선 이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하는 CJ E&M을 비롯해 CJ의 전 계열사가 문화사업 부문 성장과 투자를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5년 당시 CJ제일제당 연매출의 20%가 넘는 3억달러(약 3500억원)를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문화사업을 시작한 CJ는 지난해까지 총 7조5000억원을 문화사업에 투입했다. 당시 경영진들은 반대했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미래산업으로 '문화'를 꼽으면서 투자를 결정한 것.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식품회사였던 제일제당이 글로벌 문화창조기업으로의 성장을 외친 것은 '제2의 창업'과 같다"며 "당시 최고경영진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평가했다.
CJ그룹은 문화사업 20주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 모색에 나선다.
먼저 CJ E&M은 외국인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개발, 글로벌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주력해 세계적인 종합 콘텐츠 기업을 발돋움하기로 했다. 영화사업부문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현지 합작영화 제작과 배급을 늘린다. 현재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4개 국가에서 현지 합작으로 제작·배급되는 작품은 연간 8편 정도로, CJ 영화사업 전체 매출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CJ E&M은 영화사업부문 현지 합작 영화 편수를 점차적으로 늘려 오는 2020년에는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CJ E&M 관계자는 "궁극적으론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보다 많아지는 구조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CJ E&M에서 또 하나의 주요 사업인 방송 사업은 해외 미디어 파트너와의 합작을 통해 해외로 나가고, 음악·공연사업을 통해 글로벌 IP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소스멀티유즈(OSMU,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를 이용한 해외 진출도 확대한다. CJ E&M이 제작한 영화 '수상한 그녀'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리메이크 됐으며 창작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는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영화와 책으로 재발간돼 부가수익이 크게 늘었다.
이 대표는 "현재 8.5%인 CJ E&M의 글로벌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43%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한류확산 플랫폼인 케이콘(KCON)과 마마(MAMA)의 개최지역과 규모도 확대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 지원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 CGV도 2020년까지 글로벌 스크린 수를 12개국, 1만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CJ CGV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6개 국가에서 1637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2020년엔 1만여개의 스크린 중 80%가 해외에 있고, 매출도 65% 가량을 해외에서 확보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극장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며 "이 목표가 달성되면 현재 연간 1억3000만명인 CJ CGV 관람객은 2020년 7억명 수준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J CGV의 이같은 목표가 달성될 경우 전세계 영화 관람객의 8%를 차지하는 글로벌 극장기업이 탄생하게 된다"며 "한국 영화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K-무비'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그룹은 이같은 계열사 성장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문화사업 분야 매출을 총 15조6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CJ E&M, CJ CGV, 헬로비전의 지난해 매출 3조6000억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재 세계 1위 문화기업인 컴캐스트의 2020년 예상 매출액은 87조5000억원, 2위 월트디즈니의 예상 매출액은 69조2000억원이다. 2020
이 대표는 "문화사업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이 되도록 CJ가 중추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며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